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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재벌 3세 뺑소니 조작 검사 10년 만에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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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 창업주 손자, 술·마약 취해 페라리 몰다 경찰관 치어 숨지게 해
사건 담당 검사, 시속 177㎞→80㎞ 미만으로 속도 줄여 허위 보고

2012년 레드불 공동 창업주 손자인 오라윳 유위티야가 술과 마약에 취해 몰다가 사고를 낸 페라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2012년 레드불 공동 창업주 손자인 오라윳 유위티야가 술과 마약에 취해 몰다가 사고를 낸 페라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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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10년 전 태국 재벌가 3세가 일으킨 뺑소니 사망사고를 무마하기 위해 주요 증거를 조작한 검사가 뒤늦게 해임됐다.


4일(현지시간) 네이션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태국 검사위원회(PPC)는 투표를 거쳐 검찰청 소속 차이나롱 생통아람 검사 해임을 의결했다. 차이나롱 검사는 세계적인 에너지 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가 10년 전 저지른 교통사고 증거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당시 27세였던 오라윳 유위티야는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고급 차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뒤 그대로 달아났다. 차이나롱 검사는 당시 시속 177㎞에 달했던 페라리의 속도를 80㎞ 미만으로 줄여 허위 보고했다. 이에 나떼 낙숙 전 검찰청 차장은 오라윳에 대한 불기소를 결정했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불기소 처분이 사건 발생 후 8년이 지난 2020년에 이르러서야 내려졌다는 점이다.


오라윳은 사건 직후 과속과 뺑소니, 부주의한 운전 등 5개 혐의를 받아 구속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50만 밧화(약 1876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그 후 오라윳은 아프다거나 해외 출장 중이라는 핑계를 대고 8차례나 법정 출두를 거부하다가 2017년 4월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외국으로 도피했다. 그는 2017년 4월 영국 런던에서 마지막 모습이 포착된 후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2020년 10월 인터폴은 오라윳에 대해 국제 수배 명령을 내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태국에서는 '유전무죄가 아니냐'는 성난 여론이 들끓었고 반정부시위까지 일어나자 결국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직접 진상조사단 구성을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조사 결과 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정치인과 검·경찰 그리고 변호사가 가담한 조직적 음모와 비호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2020년 9월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뺑소니·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로 오라윳 체포영장을 법원에 신청해 받았으며 검찰도 기존의 과실치사 외에 코카인 복용 혐의까지 추가해 오라윳을 기소해 기존 결정을 뒤집었다.

오라윳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던 나떼 전 차장도 부적절하게 행동한 사실이 밝혀져 PPC 조사가 진행됐다. 이후 PPC는 나떼 전 차장이 불법을 저질렀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면서도, 이미 2년 전에 검찰을 떠난 나떼 전 차장에게 뒤늦게 검사직 해임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차이나롱 검사는 해임 결정에 앞서 이미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해임에도 불구하고 차이나롱 검사와 나떼 전 차장 모두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한편 태국의 마약법 개정으로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는 이미 만료된 지 오래다. 지난해 12월 발효된 태국의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의 형량은 징역 1년이며,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제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인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 3일까지이며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징역 10년형에 처해진다.


오라윳의 조부인 찰레오 유위티야는 1962년 설탕과 카페인을 사용한 무탄산음료 '끄라팅 다엥'을 개발했다. '끄라팅 다엥'은 태국어로 '붉은 황소', 즉 '레드 불(Red bull)'이란 뜻이다. 이후 찰레오는 1984년 오스트리아인 디트리히 마테쉬츠와 함께 레드불사를 공동창업했다. 현재 레드불 회장은 2022년 포브스 선정 태국 부자 2위에 올라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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