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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만리여담]느리게 걷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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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걷기여행 늘어

산책 등 좋은 운동이자 취미

걷기는 건강을 챙기는 비법



[아시아경제]코로나19시대 여행의 화두는 '길'이었다. 돌이켜보자면 여행의 트렌드는 3~4년을 주기로 달라져 왔다. 콘도미니엄의 편리함이 대세였던 적도 있었고, 동화 속 같은 이국적 펜션여행이 주를 이뤘던 때도 있었다. 뒤이어 체험여행이 붐을 이루기도 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다시 '길'이 여행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여행자들은 자연 속을 걷는 일의 행복함을 비로소 알게 됐다.


브라질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산티아고 가는 길'로 유명해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길 위로 떠나는 여행지다. 800㎞에 이르는 산티아고 순례길(세계문화유산 1호)은 프랑스와 스페인을 아우른다. 생장 피에드포르에서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이르기까지 옛 순례자들의 발자취를 더듬어간다. 산티아고 길 위를 걷는 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보고 힘을 얻고 새로운 삶을 꿈꾼다.

우리나라에도 산티아고 순례길 못지않게 아름다운 길들이 많다.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해안로를 따라 걷는 ‘제주올레길’은 27코스에 437km에 이른다. 이뿐인가요. 최남단 부산에서 최북단 고성까지 동해안을 따라가는 해파랑길을 비롯해 지리산 둘레길 등이 있다.


길을 걷다보면 만나는 사람,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 모든 생명들의 속삭임을 들어볼 수 있다. 목적지에만 눈을 두지 않고 그저 길을 느끼며 걷는 일이, 제 숨소리를 제 귀로 듣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깨닫게 한다. 그래서 걷기는 빠름의 문화를 느림과 성찰의 문화로 만들어 갈 수 있다.


프랑스 철학자인 피에르 쌍소가 쓴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라는 책에서 느림의 삶을 받아들이는 9가지 태도 중 첫 번째로 '한가로이 거닐기'를 꼽았다. "느림, 내게는 그것이 부드럽고 우아하고 배려 깊은 삶의 방식"이라고 그는 말한다.

'걷기의 즐거움'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걷기는 운동이다. 따라서 몸에 좋다. 걷기는 혼자서도 여러 명도 모두 가능하다. 장소, 계절에 별로 구애 받지 않는다. 사람은 걸을수록 머리가 맑아진다는 사실은 인류 역사와 유전자가 증명했다.


최근 하루 '만 보 걷기'를 시작했다. 마음먹은 대로 잘 안 되는날이 더 많다. 그래도 하루 '5000보' 이상 걷지 않은 날은 없는 것 같아 나름 위안을 해본다.


휴일이면 아내와 함께 북한산 주변을 걷기도 한다. 걸으면서 아이들 얘기, 친구얘기, 다가올 삶에 대한 얘기 등을 나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이때만큼 부부가 대화하기 좋은 때는 없는 것 같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배려하고 서운한 것도 털어 낸다. 걷기가 주는 좋은 영향력에 새삼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걷기여행 실태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국민 5명 중 3명은 걷기여행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전체 응답자의 61.6%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걷기여행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걷기에 대한 국민적 수요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현대인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을 살아간다.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들도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산책' 과 '걷기'는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몸과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좋은 운동이자 취미일터다. 큰맘 먹고 걷기여행을 가는것도 좋지만 거주지 주변 산책길부터 걸어보면 어떨까. 지금 운동화끈을 묶어보자.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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