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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문명 총아→퇴출 대상'된 이 물질, 세 가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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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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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전세계 150여개국 대표들이 지난 28일부터 우루과이에서 플라스틱 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플라스틱 협약 체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인류 문명을 발전시킨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인 플라스틱은 그러나 과다 사용으로 자원 고갈 및 해양ㆍ대기 오염, 지구 온난화의 주범 등으로 지목되면서 국제적으로 사용 제한ㆍ재활용, 처리 방식 개선 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사용량이 증가하는 소재로 2050년까지 지금보다 두 배로 늘어나 연간 10억t 이상 생산 및 소비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같은 플라스틱이 온갖 공해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아프리카 케냐에서 유엔(UN) 회원국들이 모여 오는 2024년 말까지 플라스틱의 라이프사이클, 즉 생산에서 포장ㆍ제조ㆍ비즈니스 모델 등 전반적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을 줄이기 위한 법적 규제 등이 포함된 국제 협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우루과이 회의는 당시 합의의 후속 조치로, 플라스틱 문제의 국제적 해결을 위한 토대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생산자·국가 책임 분명히 해야


플라스틱은 특히 모든 해양 쓰레기의 85%를 차지하면서 단순한 오염 뿐만 안라 미세 플라스틱 문제, 해양 생태계 파괴 등 엄청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유엔 환경프로그램(UNEP)에 따르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2040년까지 매년 2300만~3700만t씩 증가해 현재보다 세 배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호주의 민간 자선 단체 '민데루(Minderoo) 재단'에 따르면 육지에서 생산됐다가 재활용ㆍ폐기되지 못한 채 강으로 흘러 들어갔다가 바다에 도착한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총 비용은 매년 약 1000억달러가 넘는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칠성음료 본사 앞에서 기업의 플라스틱 감축을 요구하며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킨 대형 물고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칠성음료 본사 앞에서 기업의 플라스틱 감축을 요구하며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킨 대형 물고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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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 과학산업연구위원회 린다 고드프리 수석과학자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무대응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훨씬 초과한다"면서 "이번 협정은 모든 나라들이 정도가 다를 지언정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및 대안 개발이나 폐기물 수거 개선ㆍ관리 및 재활용 활성화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제조업체들로 하여금 수거 및 분리, 재활용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도록 해야 하며, 참가국들로 하여금 언제까지 얼마만큼 플라스틱 사용양을 줄여야 하는 지에 대한 데드라인(dead line)도 설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재활용 활성화 위한 제도 개선 필수


현재 연간 플라스틱 쓰레기의 재활용률은 전세계적으로 약 9%에 그친다.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환경운동가들은 세계 각국들로 하여금 플라스틱의 주성분인 폴리머를 만들 때마다 생산자들에게 일정한 비용을 더 내도록 해야 하며, 플라스틱 제품 판매자들도 해당 상품을 되사서 재활용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는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겠지만, 결국엔 분리 수거 및 재활용 활성화와 재사용 불가능한 플라스틱 생산 감소로 이어져 문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그 이유다. 일각에선 5년 내 공해 유발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는 회사들을 처벌하는 법ㆍ제도적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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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건강 악영향 확인·해결 급선무


플라스틱으로 인한 공해 중 아시아 등 저개발 국가에서 주로 발생하는 플라스틱 소각 문제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네이처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약 420만명이 실외 대기 오염에 노출돼 사망했는데, 이 중 중ㆍ저소득 국가의 비율이 91%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크레시다 보이어 포츠머스대 생물학 교수는 "플라스틱을 소각할 경우 양을 줄이고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모기 등의 서식처가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소각할 경우 대기 오염의 주요 원인이 된다. 특히 플라스틱이 흙에 박혀 있을 경우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재활용을 위한 수거가 극히 어렵다. 이번 협약을 통해 플라스틱의 대안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세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해법도 필요하다. 5나노미터(nm) 크기의 아주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들은 인간의 피부나 폐세포에 염증 및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라스틱에 포함돼 있는 비스페놀A, 프탈레이트, 폴리 염화 비페닐 같은 물질도 내분비 교란 및 생식 이상과 관련이 깊다는 의혹이 짙은 상황이다.


사라 던롭 민데루 재단 국장은 "우리는 이제 막 플라스틱과 관련 화학 물질들이 인체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위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을 뿐"이라며 "이번 조약에는 화학 물질 규제 및 기타 조치를 통해 인간의 건강을 보호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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