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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개시명령 발동에 파업 장기화되나…피마르는 산업계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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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화물연대 파업에 첫 업무개시명령 발동
정치적으로 강한 저항에 물류 위기 장기화 우려도
일부 주유소 휘발유 품절 사태 "시민 피해 커질 것"

화물연대 파업의 여파로 주유소 휘발유 공급에 차질이 생긴 28일 서울 한 주유소 가격 게시판에 휘발유 품절 문구가 부착되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의 여파로 주유소 휘발유 공급에 차질이 생긴 28일 서울 한 주유소 가격 게시판에 휘발유 품절 문구가 부착되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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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정동훈 기자] 정부가 전국민주노동총연맹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 총파업에 대한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면서 산업계는 피해 규모가 커질까 오히려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노동계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강한 저항에 부딪혀 장기전이 될 수 있어 물류 위기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농후해서다. 산업계는 파업 일주일째 되는 다음달 1일이 ‘물류 셧다운’의 최대 고비로 보고 있는 가운데 강대강으로 치달을 경우 주유소 공급 대란 등 시민들에게도 직접적인 피해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29일 한국무역협회 및 산업계에 따르면 무협 집단운송거부 긴급 애로·피해 신고센터에 이날 오전 8시 현재 접수된 건수는 37개사, 62건이었다. 파업 엿새째 접어들면서 피해 신고건수 및 문의 전화는 급증 추세다. 납품지연으로 인한 위약금 발생 및 해외 바이어 거래선 단절이 전체 43%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 차량 중 화물연대 조합원이 70%에 달하면서 일부 주유소에선 품절 사태가 빚어졌다. 화물연대의 파업에 동참한 기름 수송 차량이 주유소에 휘발유를 공급하지 않은 탓이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재고가 부족해서 공급을 요청했는데 오지 않는다는 신고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업무개시명령으로 노조의 극한 저항에 파업이 길어지면 기름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통상 주유소마다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구입하는 주기가 한 달에 두 번"이라며 "재고 비축 기간을 2주 정도로 보면 되는데 파업이 장기화하거나 일주일 이상 넘어가게 되면 일부 주유소부터 수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전북 전주에선 이번 파업으로 수소버스가 운행이 일부 중단됐다. 국내 수소충전소는 수소 저장·운송 장비로 대형 화물특장차 위에 카트리지 형식의 저장 용기를 장착한 수소튜브 트레일러를 통해 수소를 공급한다. 하지만 이번 파업에 수소튜브 트레일러가 동참하면서 전주시가 운영하는 수소 시내버스 31대 중 13대의 운행이 중단됐다.


제철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9월 태풍 힌남노의 수해에 따른 복구작업으로 평균 일생산량(5만t)의 40% 수준만 생산되고 있다. 적재 공간 등은 여유가 있지만 이번 파업으로 인해 복구마저 연기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얼마나 장기화해 피해가 누적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현대제철은 당진공장을 비롯해 현대제철 전체 공장에서 하루 5만t가량의 제품 출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개별 공장별로 아직은 적재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은 있는 상태"라며 "6월 파업이 8일간 이어졌는데 이번에 길어지면 피해규모는 가늠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완성차 업체는 지난 24일부터 일반 직원을 투입해 직접 완성된 신차를 공장 밖으로 빼내 고객에게 인도하는 ‘로드탁송’을 진행 중이다. 타이어 업계는 빈 컨테이너 박스를 최대한 확보하는 한편, 생산품을 적재할 수 있는 야적장을 확보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업계의 고민이 깊다. 파업이 일주일 이상이 되면 생산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그간 부품업계는 공장에 재고를 보관하지 않고 생산라인 가동률에 맞춰 즉시 납품을 운송 받아 생산하는 ‘저스트 인 타임’ 형식이었다"며 "반도체 등 원자재 수급난으로 최근 들어 어느 정도 재고를 가지고 있지만 일주일 이상이 지나면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운송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제품을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부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완성차 업체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예전과는 달리 자동차 업계가 어느 정도 적정 재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피해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재고 보유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주인 안에 정부가 적절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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