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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처리 '늪' 법사위…상임위 통과 2년 지나도 '하세월'

최종수정 2022.11.29 14:32 기사입력 2022.11.29 11:50

법사위 회부 60일 지난 법률 54개로 파악
정치적 논란 법안은 '미상정'
여야간 정쟁, 전·후반기 상임위 교체 등도 법률 처리 지연 원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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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법안 병목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상임위원회 심사를 마친 법안들이 대거 법사위에서 체계·자구 심사를 받기 위해 계류중인데, 길게는 2년 넘게 계류되면서 단 한 차례 논의조차 없었던 사례도 확인됐다.


29일 아시아경제가 법사위 계류법안을 분석한 결과, 다른 상임위를 거쳐 체계·자구 심사를 받기 위해 대기중인 법안은 118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4건은 법사위에 넘어온 지 60일이 지났다. 39건은 아예 법사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11건은 상정은 됐지만,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 등으로 ‘법안의 무덤’이라 불리는 법안2소위로 보내졌다.

특히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애니메이션산업 진흥에 관한 법안’은 2020년 9월24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해 법사위에 송부됐지만 2년 넘게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같은 해 9월23일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된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은 법사위에 상정된 뒤 한차례 논의된 뒤 더 이상의 진전은 없다.


국회는 상임위에서 법안이 처리되면 법사위에서 체계·자구 심사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자구 등 심사에 그치지 않고 상임위 법안들을 다시 살피는 등 법사위가 사실상 상원 기능을 하면서 고질적인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법사위는 관행적으로 의원 1명의 반대만으로도 추가 논의 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해당 법안 처리를 미루고 전체회의 또는 2소위에 보낼 수 있다. 위원장이 법안을 잡아두면 상정 자체도 미룰 수 있다.


법사위 소속 야당 관계자는 "다른 상임위 법안이 미상정된 건 정치적인 이유가 많다"면서 "여야가 합의해도 특정 이익집단 등이 반대하면 진전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계속해서 이런저런 이유로 붙잡고 있으면 국회법 개정에 따라 상임위 5분의 3 이상의 의결로 본회의에 직접 회부하는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현재 국회법에는 법사위에 회부된 날부터 이유 없이 60일 넘게 심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임위 의결을 거쳐 본회의로 곧바로 부의할 수 있다.


현안도 법사위의 정상적인 업무를 어렵게 만든다. 현재 법사위는 여야 정치대립의 ‘최전선’이다. 여야 간 첨예한 논란이 됐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에서부터 정치권에 가해지는 수사, 감사원 논란 등이 법사위가 정쟁의 중심에 서다 보니, 현안에 밀려 법안처리가 뒷전이 된 것이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법사위가 그동안 싸우기만 했지, 고유 업무에 충실하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서너 차례 다짐했는데 잘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후반기 상임위 위원들이 바뀐 점도 다른 상임위 법안 처리 속도를 떨어뜨린다. 21대 국회 전반기 법사위에서 미상정된 법안들은 위원장과 간사 등이 바뀌면서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법사위 관계자는 "최근 체계·자구 심사는 새로 넘어오는 법들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과거 여야 간 이견이 있던 법안은 아예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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