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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전 출판사가 꼽은 올해의 단어 ‘가스라이팅’

최종수정 2022.11.29 13:00 기사입력 2022.11.29 13:00

온라인 사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조회수 등으로 선정
CNN “기만 인식하는 데 유리한 용어로 의미 확장돼”
미리엄 웹스터, 2020년 팬데믹, 2021년 백신 선정

미국 사전 출판사 미리엄 웹스터가 올해의 단어로 '가스라이팅(gaslighting)'을 선정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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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성욱 기자] 미국 사전 출판사 미리엄 웹스터가 꼽은 올해의 단어는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다. 이 출판사에서는 매년 온라인 사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와 조회수 및 통계자료 등을 고려해 '올해의 단어'를 선정한다. 2020년 '팬데믹', 2021년 '백신'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바 있다.


28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올해 가스라이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미리엄 웹스터 닷컴에서 이 단어의 검색 건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1740% 증가했다. 미리엄 웹스터의 사전에서는 가스라이팅을 "장기간에 걸친 사람의 심리적 조작"으로 "희생자가 자기 생각, 현실 인식 또는 기억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하고 혼란, 자신감 및 자부심의 상실, 정서적 또는 정신적 안정의 불확실성, 가해자에 대한 의존성을 불러일으킨다"고 정의하고 있다.

가스라이팅은 본래 연극에서 유래한 단어다. 1938년 연극 '가스등(Gas Light)'은 주연인 남편이 '가스등이 깜빡거리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아내를 정신병자로 몰아세우는 내용이다. 타인의 심리 조작과 지배를 뜻하는 의미에서 오늘날 교묘한 거짓말과 기만행위 등으로 범용해 쓰이고 있다. 피터 소콜로스키 미리엄 웹스터 편집장은 "가스라이팅은 지난 4년 동안 너무 빨리 검색 건수가 상승한 단어여서 실제로 나와 많은 사람에게 놀라움으로 다가왔다"면서 "1년 내내 매일 자주 검색되는 단어였다"고 말했다.


CNN은 가스라이팅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까닭으로 이 단어가 '기만'을 인식하는 데 유리하게 용어의 의미가 확장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스라이팅은 즉석에서 하는 거짓말이나 종종 더 복잡하거나 사악하고, '큰 계획'의 일부로 사용되기도 한다. 미리엄 웹스터에 따르면 이 단어는 '딥페이크'와 '가짜뉴스' 등 '오보(misinformation)'를 의미하는 단어들을 함께 압축해 보여준다.


메리엄 웹스터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오보의 시대'를 거치며 가스라이팅은 어디에나 있는 용어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공개 발언을 한 사실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CNN 등 주요 언론에서 "트럼프가 우리를 가스라이팅하고 있다"는 '동사형' 언급이 나왔다.

가스라이팅은 또 가정 폭력과 연인관계에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미국의 가정 폭력 핫라인은 이 단어를 "매우 효과적인 형태의 감정적 학대"로 정의하고 있다. 또 뉴욕타임스는 의료 전문가가 환자 증상의 심각성을 '머릿속에나 있는 것' 취급하며 경시하는 '의학에서의 가스라이팅'에 대해 다루기도 했다.


가스라이팅의 의미 확장에 대해 피터 소콜로스키 편집장은 "기존 의미에서 미묘한 변화가 있지만, 언어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라며 "대중이 그런 식으로 사용하게 되면 그 단어는 새 생명력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올해 '계곡 살인 사건'에서 가스라이팅이 새로운 범죄 유형으로 인식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검찰은 남편을 계곡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은해에 대해 가스라이팅에 의한 작위 살인(직접 살인)을 주장한 바 있다. 법원에서는 검찰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서 가스라이팅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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