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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쟁탈전과 세계 에너지 위기

최종수정 2022.12.05 11:29 기사입력 2022.12.05 11:29

석탄 발전 등 탄력 운영해야
요금 정상화하는 방안 필요

김윤경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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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올해 8월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MMBtu(열량 단위·25만㎉ 열량을 내는 가스양)당 90달러, 동북아 액화천연가스(LNG) 현물 가격도 MMBtu당 70달러를 넘었다. 지난해 1월 가격에 비해 각각 12배, 9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아시아 가스가 유럽으로 유출되면서 아시아 지역도 천연가스 공급 불안이 생기고 가격이 급등했다.


자원개발 사업은 본격적인 생산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당장의 수요에 맞춰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 2016년 저유가 시기에 세계 자원개발 투자가 2년 연속 축소됐는데 이는 5년 뒤 공급 제약을 초래했고 더 커진 가격 급등 위험을 만들었다. 여기에 지정학적 여건이 더해지면서 즉시 공급이 한정된 가스 시장에서 세계 각국은 LNG 확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LNG 도입 물량의 약 80%를 유가에 연동한 장기계약으로 도입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공급 불확실성이 낮다. 그러나 약 20% 물량은 현물 시장에서 조달해야 하므로 가격 급등 및 다른 국가들과의 LNG 쟁탈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제부터 시작되는 동절기에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결코 녹록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스 발전은 전력도매시장의 계통한계가격을 결정하는 전원으로 다른 발전원에 대한 정산금 산정 기준이 된다. 일본은 지난해 초 한파로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했지만, LNG 재고가 감소하고 다른 발전소들이 정지하면서 계통한계가격이 2020년 12월 중순의 13.3엔에서 102.7엔으로 약 8배 상승했다. 이는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 관리가 전력산업 건전성까지도 결정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높은 가격으로 구매하는 가스는 경제와 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에너지 부문이 그 위에 서 있는 경제를 흔들지 않도록 올해 동절기에는 천연가스 공급 외에 전략적으로 수요 측면에서 전원 구성을 유연하게 조절해야 한다. 우리나라보다 심각한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유럽 주요국들은 자국의 에너지 수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 석탄 발전소 가동 등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국가들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 대응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도 현재 위기를 인지하고 에너지 안보를 위해 한시적으로 석탄 발전 등과 같은 다른 전원들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장에서 가격이 제대로 기능하도록 요금을 정상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람들은 가격을 보고 자신의 소비량을 결정하는 데 실제를 반영하지 못하는 가격은 의사 결정에 올바른 신호를 주지 못한다. 물론 요금 정상화는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만 무조건 가격을 억제할 것이 아니라 가격이 올바르게 기능하지 못할 때의 득실을 따져야 한다.


평시와 위기 시에는 각각 다른 형태로 대응해야 한다. 평시에는 준비를 하지만 위기 때는 대처를 해야 한다. 지정학적 여건이 결부된 현재 에너지 시장 상황은 금세 좋아질 것 같지 않다. 그리고 에너지 부문의 영향은 국지적으로 머물지 않고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금은 위기다. 공급 측면만이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도 우리의 대처가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김윤경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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