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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사 출하 재개했지만…'셧다운' 위기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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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권력 믿고 적극 출하 주문…비노조원 BCT 기사 운행 소극적
국토부와 화물연대 교섭 결과 따라 시멘트 출하 재개여부 결정될 듯

지난 25일 충북 단양 한 시멘트 공장 정문의 모습. 화물연대 조합원은 천막을 치고 있고, 그 옆에는 조합원들의 출하 방해행위를 막기 위해 경찰이 배치돼 있다.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지난 25일 충북 단양 한 시멘트 공장 정문의 모습. 화물연대 조합원은 천막을 치고 있고, 그 옆에는 조합원들의 출하 방해행위를 막기 위해 경찰이 배치돼 있다.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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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시멘트 사들이 오늘부터 시멘트 출하를 다시 시작했다. 그러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방해행위를 경험한 비조합원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기사들의 소극적인 참여로 레미콘 공장과 건설 현장의 셧다운 위기의 극적인 해소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적극적인 시멘트 출하 독려에 시멘트 사들은 비조합원의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를 활용, 이날부터 출하를 재개했다.

어명소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지난 25일 충북 단양 한일시멘트 공장에서 가진 시멘트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로 전국의 아파트, 공공 건설 및 주요 인프라 건설 현장까지 업무가 중단되고 관련 건설근로자도 일을 중단하는 위기에 처했다"면서 "명분 없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는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정부가 지원할 테니 시멘트 사들은 업무를 개시해달라"고 주문했다.


간담회에는 관할 지역 경찰 관계자들도 참석해 "공장 입구에 경찰력을 배치하고 운행하는 BCT 차량을 막아서는 화물연대 조합원은 현장에서 연행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27일 수도권 최대 물류기지이자 시멘트 저장소가 있는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를 방문해 "비조합원의 운송 방해나 출입구 봉쇄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현장 체포를 원칙으로 예외 없이 사법 조치하겠다"고 강경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정부의 이런 의지에 따라 국내 7개 시멘트 제조사는 3000여명의 BCT 기사 가운데 비조합원 1000여명의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BCT의 정상 배차를 주문했고, 이날부터 운행을 재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아침 공장의 상황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전날 수송사에 운송 재개 요청을 했지만, 아직 재개되지 않고 있는데, 화물연대가 정부와의 협상 상황을 지켜본 뒤 행동해도 늦지 않다고 회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BCT 기사들도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앞에 두고 운송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 생산 공장에서는 경찰이 입구에 화물연대와 함께 배치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전 파업(운송거부) 때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방해행위를 경험한 비조합원 기사들이 운행에 소극적이라는 의미다. 이전 화물연대 파업 때 출하를 시도하던 비조합원 BCT 차량은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투석 등으로 피해를 본 경험으로 공권력의 보호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수도권의 한 운송업체 대표는 "그동안 화물연대가 비조합원의 운송을 거칠게 방해해도 공권력이 보호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출하에 나설 수 없었던 것"이라면서 "평소에 얼굴을 아는 조합원들과 굳이 얼굴을 붉히는 것도 부담스럽고, 공권력도 너무 멀리 있지 않으냐, 오늘 협상을 지켜보고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털어놨다.


결국 오늘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갖게 될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의 첫 교섭 결과에 따라 시멘트 운송 재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화물연대는 화물차 기사들의 최저임금 격인 안전운임제 지속·확대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나흘째인 전날까지 시멘트업계는 464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지난 26일 10만3000t의 시멘트를 출하할 계획이었으나 화물연대 파업으로 실제 출하량은 9% 수준인 9000t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피해 금액으로 추산하면 일간 약 94억원으로, 누적 규모 464억원에 달한다.


레미콘 업계도 이날부터 전국의 공장 대부분이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전해졌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지난 금요일부터 중소규모 공장들은 공장 가동을 멈췄고, 오늘부터는 시멘트가 없어 대부분의 레미콘 공장은 셧다운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시멘트협회와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한국레미콘공업협회 등 5개 건설·자재 협·단체는 이날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에 대한 건설·자재업계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화물연대는 집단운송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운송에 즉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5개 건설·자재 협·단체는 "비노조원의 노동권, 건설·자재업계 종사자의 생계, 국가 물류와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을 볼모로 국가 경제를 위기에 처하게 만드는 명분 없는 이기주의적 행동"이라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국회, 기업과 근로자가 온 힘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불법적 행위는 결코 용인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는 화물연대의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면서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정상적인 토대 위에서 기업을 영위하고 국민 주거 안정과 사회 기반시설을 만드는 본연의 역할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화물연대의 불법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한 법 집행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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