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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도 300원 반도체 없으면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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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도 300원 반도체 없으면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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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뉴욕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한국과 달라 가장 놀랐던 점 중의 하나는 신용카드 사용 방식이었다. 미국은 지금도 현금을 사용하는 이가 많다. 지갑에서 지폐와 동전을 꺼내 물건값을 치르는 이도 많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카드 사용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 현지인들의 카드 사용을 지켜보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들은 카드를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에 꽂는 대신 카드를 단말기에 가까이 대고 값을 치렀다.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비접촉식 결제가 원하는 이가 많았다. 마치 한국에서 삼성페이를 쓰는 것과 유사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기자의 카드를 대봤다.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카드를 단말기에 꽂아서 결제했다. 사정을 알고 보니 한국에서 발급받은 카드는 해외에서 비접촉식 결제를 할 수 없었다. 애초에 비접촉 결제(EMV Contactless) 방식에서 사용하는 근거리통신(NFC,near field communication) 결제를 지원하는 카드가 아니었다. 결국 현지 은행에서 발급받은 카드를 통해 비접촉 결제를 쓸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애플페이도 사용할 수 있었다.


애플 페이의 한국 상륙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아이폰 이용자는 물론 삼성전자, 신용카드 업계 모두가 파장을 주목하고 있다. 그럴 만도 하다. 애플페이는 ‘지갑 킬러’로도 불린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페이가 2014년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소비자들이 비접촉 결제를 받아들일 것인지 불투명했지만 지금은 수많은 이들이 지갑 대신 아이폰을 지갑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WSJ에 따르면 아이폰 이용자 중 애플페이를 사용하는 비중은 2019년 50%를 넘어서 현재는 약 75%에 이른다.

그만큼 보편화된 서비스지만 한국 이용자에게 애플페이는 무용지물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애플이 선택한 결제 방식이 국내 카드 결제 방식과 달랐기 때문이다. 기자가 한국에서 발급받았던 카드들이 무용지물이었던 이유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었다. NFC를 지원하는 카드 단말기가 드물었고 한국에서 발급한 신용카드는 애플페이의 대상도 아니었다.


그럼 애플페이는 어떻게 구현되는 걸까. 결국 애플페이도 반도체에 기반한다.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하는 모든 단말기에는 NFC 태그가 있다. 조그마한 반도체 칩과 안테나가 NFC 태그를 형성한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 프로세서와 PC용 CPU들이 3나노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 조그마한 칩은 여전히 수십 나노 공정으로 제조된다. 칩 단가는 약 25센트라고 한다. 약 300원 하는 반도체 칩으로 인해 지갑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수십만원이 넘는 고가의 반도체도 있지만,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반도체들은 이처럼 저렴하다. 고가의 반도체만이 우리 삶을 바꾸는 건 아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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