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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둘째 딸 주애, '리설주 스타일'로 다시 등장한 이유

최종수정 2022.11.27 15:26 기사입력 2022.11.27 14:02

軍시설 거리낌없이 누벼…김정은과 팔짱
北 "사랑하는 자제분" → "존귀한 자제분"
전문가들 "앞으로 공개활동 더 많아질 듯"
일각에선 "백두혈통 후계자 지목" 의견도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둘째 딸 주애가 또다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에서 처음 공개된 지 9일 만이다. 전문가들은 핵무력으로 미래세대의 안전을 담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 분석하는 한편, 일각에선 둘째 딸을 백두혈통의 후계자로 지목한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시 등장한 소녀, 이번에는 '리설주 스타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현장에서 처음 공개한 둘째 딸 김주애와 다시 한 번 손을 꼭 잡고 기념촬영 현장에 등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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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ICBM 화성-17형 개발과 발사 공로자의 기념촬영 소식을 전하면서 "(김 총비서가) 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왔다"고 27일 밝혔다. 정확한 날짜가 명시되진 않았지만, 대형행사를 치르면 이튿날 보도하는 북한 관영매체의 관행상 전날 촬영 행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김 총비서와 그의 딸이 현장을 함께 누비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김 총비서의 딸은 첫 등장 땐 앞머리를 내리고 흰색 패딩점퍼를 입어 초등학생다운 복장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고급스러운 모피를 덧댄 검은 코트를 착용했고 머리도 점잖게 매만진 흔적이 역력했다. 언뜻 보면 어머니 리설주 여사로 착각할 정도로 성인 여성과 흡사하게 꾸민 모습이었다.


이는 어린아이일지라도 김일성 주석부터 내려오는 이른바 '백두혈통'으로서 권위를 부각하려는 연출로 보인다.


검정 가죽 롱코트를 입고 나온 김 총비서는 딸과 다정하게 팔짱을 끼거나 손을 꼭 잡으며 거침없이 애정을 드러냈다. 소녀는 환호하는 기념사진 촬영 참가자를 향해 박수로 화답하면서 최고지도자의 딸이라는 위상을 자연스럽게 노출하기도 했다.

"사랑하는" → "존귀하신"…달라진 호칭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현장에서 처음 공개한 둘째 딸 김주애와 다시 한 번 손을 꼭 잡고 기념촬영 현장에 등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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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22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18일 김 총비서의 ICBM 발사 지도 현장에 처음 동행한 소녀가 둘째 딸 '김주애'라고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2009년 리설주 여사와 결혼한 뒤 2010년과 2013년, 2017년 자녀를 출산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 가운데 둘째 딸로 추정되는 것이다.


북한은 딸을 처음 공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소녀가 ICBM과 이동식발사차량(TEL) 앞에 서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10세 남짓의 어린아이가 군사시설을 거리낌 이 드나드는 장면을 일부러 보여준 것이다.


이를 두고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22일 한 방송에서 "ICBM 발사가 아이랑 같이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일상적이라는 것을 북한 내부에도 보여주고 국제사회에도 과시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특히 북한 매체들은 앞선 보도에선 소녀를 "사랑하는 자제분"이라 칭했지만, 이날 보도에선 "존귀하신 자제분"이라고 호칭을 높여 불렀다. 김 총비서의 딸이 군복을 입은 지휘관과 악수하는 장면도 공개됐는데, 지휘관은 상체를 약간 숙이며 공손히 손을 내민 반면 소녀는 꼿꼿한 자세로 두 손으로 지휘관 오른손을 감쌌다.


"軍시설에 등장시킨 딸, 미래세대 상징"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현장에서 처음 공개한 둘째 딸 김주애와 다시 한 번 손을 꼭 잡고 기념촬영 현장에 등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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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김 총비서의 딸이 '미래세대의 상징'으로 재등장한 것이라 보고 있다. 핵무력만이 어린 세대의 미래와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딸을 ICBM 개발 공로자들 앞에 드러낸 건 아버지 입장에서 '백두혈통을 끝까지 사수해달라'는 당부를 군부에 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의 딸을 포함, 미래세대를 보호하려면 핵무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총비서는 이번 기념촬영 현장에서 "힘과 힘에 의한 대결이 곧 승패를 결정하는 오늘의 세계에서 약자가 아닌 제일강자가 될 때라야만 나라와 민족의 현재와 미래를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은 역사가 보여주는 진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앞으로 소녀의 공개활동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대량살상무기 발사 현장에 아이를 동반한 건 서구의 관점에선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무력 증강의 호전적인 이미지를 딸을 통해 희석하고 완화하고자 한 의지가 읽힌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주애를 국가안보 마케팅에 활용한 건 단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딸이 공개활동 전반에 걸쳐 동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외적 메시지 발신에 딸의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파격적인 호칭과 등장, 후계자로 내세운 것"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현장에서 처음 공개한 둘째 딸 김주애와 다시 한 번 손을 꼭 잡고 기념촬영 현장에 등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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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주요한 군사적 현장에 연이어 모습을 드러낸 딸을 '후계자'로 지목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19일자 노동신문에선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표현했는데 27일자 노동신문에선 (김정은이)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과거 리설주 여사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그저 '부인 리설주 동지'라고 불렀다는 점에서 이 같은 존칭은 상당히 파격적인 것"이라고 짚었다.


조선중앙통신 역시 "존귀하신 자제분"이라고 김주애를 높여 불렀는데, 이처럼 특별한 존칭을 사용하는 건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고지도자의 부인에게도 쓰지 않던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과 같은 강조는 김주애가 향후 김 총비서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내비쳤다는 해석이다.


정 센터장은 "무엇보다 노동신문은 1~2면에 김정은과 김주애가 함께 있는 사진을 무려 15장이나 소개했는데, 이를 즉흥적인 결정으로 보는 건 부적절하다"며 "왕에게 여러 명의 자녀가 있을 경우 가장 사랑하는 아이를 후계자로 내세우는 게 당연한 만큼 (김주애의 연속적인 등장은) 4대 권력 세습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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