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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北 핵도발 분수령? '핵무력 완성' 5주년인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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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담화 3차례…도발 명분 쌓아올려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 되는 29일 주목
ICBM 추가발사 또는 7차 핵실험 가능성
"연말 넘기면 대화국면으로 전환 기대감"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북한은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데 이어 이번 주에만 세 차례에 걸친 담화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3개월 만에 등장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직격한 데 이어 정부의 대북제재 방침을 비난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북한은 최근 한미일 안보 협력이 강화되는 흐름에도 개의치 않고 도발을 실행에 옮겼다. '선(先) 담화, 후(後) 도발' 패턴을 이어온 만큼 일련의 담화들이 고강도 무력 시위를 위한 명분을 쌓아 올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5년 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29일이 연내 핵실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 분석했다.

전문가들 "北 핵실험, 29일 중요한 디데이 될 것"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앞을 걷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앞을 걷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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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26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김정은이 ICBM을 발사한 뒤 대내외적으로 '초강경 보복 의지를 똑똑히 보여주겠다.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고 언급한 건 추가적인 ICBM 발사나 핵실험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까운 시기엔 29일 혹은 연말까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최고지도자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까지 나선 만큼 북한이 재차 군사적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전문가들은 ICBM을 정상각도로 추가 발사하거나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문 센터장이 지목한 오는 29일은 2017년 북한이 6차 핵실험 뒤 ICBM까지 발사하고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지 5년째 되는 날이다.


근래의 도발 행태와 5년 혹은 10년 주기로 정치적 기념일을 챙기는 북한의 전례에 비춰볼 때 29일은 '북한의 퍼포먼스'가 실행되기에 적절한 시점으로 평가된다. 앞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이달 초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문가 견해'를 전제로 이 시점을 전후해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김여정의 담화는 '초강경 대응'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최근 북한의 담화 후 군사적 조치가 빨라졌다는 점에서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지 5년째 되는 29일이 중요한 디데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초강경 대응이란 (고각발사가 아닌) 정상각도의 ICBM 추가 발사 또는 7차 핵실험으로 전망된다"며 "핵실험의 경우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정치국 상무회의 결정, 김정은 서명, 핵실험 등 수순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건설적 역할' 외면한 중국…오판 가능성 키울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의 시험발사를 지휘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의 시험발사를 지휘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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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에서 중국의 미온적인 태도가 북한의 오판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은 최근 한미 양국의 정상 외교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건설적 역할'을 당부받았지만, 이렇다 할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은 21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도 북한의 도발을 '미국 탓'으로 돌리면서 또다시 제재 결의에 비협조적으로 나왔다. 이어 23일 제9차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만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당사국 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재차 온도 차를 드러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중국은 이미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정당한 안보'에 힘을 실어주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중국 탓으로 돌렸고, 그 회담 직후 북한은 ICBM을 발사했다"며 "이후로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걸 보면 중국의 입장은 (북한 편으로) 진작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6차 핵실험 당시 제재 결의에 반대하지 않았던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 변화에 대해서는 "가장 큰 문제는 201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미·중 간 패권 갈등,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며 "앞으로도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문제 제기할 가능성은 없다. 북한도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핵실험, 얻을 게 없어"…연말 넘기면 대화 국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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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선 핵실험의 가능성 자체를 낮게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 데다 한미일 3국의 확장억제력이 강화되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보다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더 크다는 것이다. 북한의 목적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미국과 직접 담판을 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간헐적인 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도발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핵실험은 북한의 입장에서도 절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적인 차원에선 핵실험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외교적 또는 정무적 판단에 비춰본다면 지금 당장 핵실험을 하는 건 북한의 입장에서 얻을 게 없다"며 "북한은 아주 절박한 상황에서 미국의 움직임을 전제로 핵실험을 감행할 텐데 현재로선 미국이 (우크라이나 및 대만 문제 등으로) 한반도에 큰 관심을 줄 여력이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안보 당국 안팎에선 북한이 오는 29일을 넘겨서까지 중대한 도발을 감행하지 않을 경우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연말에는 성과 도출에 주력하고 연초부턴 신년사 준비를 비롯한 체제 결속에 나서는 통상적인 일정을 고려할 때 북한이 내년 초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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