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싸니까 일단 '줍줍'…널뛰는 환율에 뛰어드는 환테크族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열흘새 시중銀 달러 예금 잔고 15% '쑥'…엔화도 매수세 지속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직장인 김기범씨(39)는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을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매수 타이밍을 재고 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 근접하면 달러 투자에 나선단 계획이다. 김씨는 "최근 환율이 내려왔지만 아직 미국의 물가 상황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 언제든 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올해 연말 3년 만에 일본으로 해외여행을 떠날 계획인 이수진씨(34)는 지난 9일 한 시중은행을 통해 20만엔(약 189만원)의 엔화를 매수했다. 한때 100엔당 1000원 직전까지 올랐던 원·엔 환율이 934.57원까지 떨어지면서다. 그는 "투자용은 아니지만 수만 원 정도 이득을 본 셈"이라고 말했다.

최근 환테크족(族)의 달러·엔화 매수세가 활발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흐름이 둔화할 수 있단 기대감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국면에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달러화예금 잔액은 689억4300만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600억9200만달러) 대비 약 14.7% 늘어난 수치다. 불과 열흘 남짓 만에 90억달러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런 달러 예금 잔고 증가의 원인으론 급격한 환율 변동성이 꼽힌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442.20원으로 연중 고점을 형성했으나 전날 기준 1325.7원까지 하락하는 등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7.7%로 시장 컨센서스(7.9%)를 밑돌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이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엔화 수요도 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엔화예금 잔고는 6858억6700만엔으로 전월 말(6597억2800만엔) 대비 4.0% 늘었다. 원·엔 환율 역시 연초만 해도 100엔당 1069원대까지 상승한 바 있으나, 이후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상과 일본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지속되며 대체로 하락세를 보인다. 지난 9일엔 934.7원까지 하락하며 환테크족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의 이런 외화 매수세에 대해 "최근 원·달러, 원·엔 환율이 급락하며 환차익을 염두에 둔 외화 매수세가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외화 정기예금 금리가 5%대에 올라선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면서 "이외에도 (상대적인) 저점에 외화를 확보해 두려는 기업들의 수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마무리에 따른 해외 유학·여행수요 등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집중되며 시중은행들도 적극적으로 환테크족을 공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날 자사의 대표 외화예금 5종의 상품명을 '신한 밸류업(Value-up)'으로 통일하고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커피 쿠폰을 추첨·제공하는 한편, 신한 쏠(SOL)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달러화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쏠쏠한 우대금리 이벤트'를 시행 중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오는 12월30일까지 환테크족을 위한 'KB 투(TWO) 테크 외화정기예금 환율 우대 100% 이벤트'를 진행한다. KB 투 테크 외화정기예금은 상품 가입 시 지정 목표 환율에 도달하면 해지 시 환차익과 이자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상품이다. KB국민은행은 이 상품에 신규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환율 우대 100% 혜택을 제공한다. 이외 우리은행도 '해외로 외화적립예금'과 '우리 더 달러 외화적립예금'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환율 우대 80% 혜택을 제공한다.


다만 금융권에선 변동성이 큰 만큼 환 투자엔 유의할 점이 많다고 조언한다. 김강태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팀장은 "고자산가 고객의 경우 달러화, 엔화 변동성이 워낙 큰 상황이어서 오히려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시중은행의 정기예금도 5%, 단기 국·공채 금리도 5%대 초반까지 올라선 상황이어서 고자산가 고객으로선 환 외에 안전자산 선택지가 더 넓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