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M&A 자금 조달 위해 2회차 CB 발행
매출액 늘었으나 수익성 개선 미흡
주가 하락으로 풋옵션 행사 이어져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코스닥 상장사 스피어파워 가 2년 전 발행한 전환사채(CB)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과 증시 부진으로 국내 상장사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피어파워 는 지난 17일 2회차 CB 50억원을 상환했다. 사채권자가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스피어파워 는 6회차 CB를 발행해 상환 자금을 조달했다. 2회차 CB 잔액은 138억원이고 현재 주가가 전환가를 밑돌고 있다. 이자율도 0%이기 때문에 사채권자가 추가로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스피어파워 는 2020년 8월 국내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2회차 CB를 발행해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200억원을 조달했다.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업체 오티케이씨앤티 지분 100%를 170억원에 인수했다. 매출을 늘리고 재무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오티케이시앤티는 2019년에 매출액 246억원, 당기순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수년간 순손실을 기록하던 스피어파워 는 오티케이시앤티를 흡수 합병했다.
스피어파워 는 2020년 매출액 20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90% 증가했다. 영업손실 12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줄었다. 2021년에도 오티케이시앤티 합병 효과가 이어졌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난 325억원을 기록했다. 생활건강사업부 매출이 증가하면서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기존 물티슈 제품뿐만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외품 인증을 통한 병의원용 소독용티슈, 클렌징 티슈, 비데용 티슈 등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매출이 늘었다. 수익성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지급수수료,경상연구개발비,대손상각비 등 판관비가 증가하면서 영업손실 53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020년 말 180%에서 지난해 말 281%로 높아졌다. 기대했던 재무 건전성 강화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고 국내 증시 부진까지 겹치면서 스피어파워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들어 주가는 50%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하락률 33%를 고려해도 시장 대비 수익률이 저조했다.
주가가 2회차 CB 전환가 2737원을 밑돌면서 사채권자들은 풋옵션 행사에 나섰다. 수년간 적자 상태인 스피어파워 는 채무 상환을 위해 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문제는 2년 전보다 발행 조건이 불리해졌다는 점이다. 2년 전 제로금리였던 것과 달리 6회차 CB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2%, 5%다. 전환가는 1167원으로 낮아졌다. 전환 가능 주식 수가 늘면서 주주가치 희석 우려도 커졌다. 6회차 CB는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각 30억원씩 인수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 135억원, 영업손실 39억원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가량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434%로 높아졌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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