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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독립부처 장관 있다고 위상 강하지 않아"…성평등정책 폐기 우려(종합)

최종수정 2022.10.07 12:24 기사입력 2022.10.07 12:24

김현숙 여가부 장관, '국면전환용' 폐지안 지적에 "동의 못 해"
성평등 컨트롤타워 폐기 우려에는 "여성 보호 강화"
조직개편안에 "여가부 의견 반영, 지금 안이 베스트"
책임주체 모호·성인지 관점 부재·인구정책 여성 도구화 우려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여가부를 폐지하는 정부조직 개편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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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부처 폐지 이후 복지부의 본부 체체로 격하되는 것에 대해 "독립부처로 국무위원이 있는 것이 조직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조직개편 방안 설명회에서 "장관이 할 수 있는 일의 영역과 인프라, 사업, 예산 이런 것들이 조화가 될 때 장관의 위상은 강화되는 것"이라며 "상징적인 의미로 장관이 존재하는 것은 지난 20년 동안의 여성가족부 역할로 충분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여가부 폐지안이 국면전환용이라는 해석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일부러 씌운 프레임"이라며 "각계 전문가나 법무부, 고용부 등과도 이야기해왔다"고 반박했다.


김현숙 "성평등 추진체계 스피커 2명 되는 것"

전날 행정안정부가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여가부의 청소년·가족, 양성평등, 권익증진 기능은 보건복지부로 넘어가 신설되는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에서 맡는다. 여성고용 업무는 고용노동부로 이관된다. 본부장은 차관과 장관의 중간 수준에 해당하는 지위다.


김 장관은 "복지부가 하고 있는 저출산, 인구, 아동정책이 전부 포괄되기 때문에 지금 여성가족부의 업무 범위보다는 거의 2배 이상, 예산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진다"고 말했다. 1조5000억원 남짓한 예산을 관리하는 여가부 장관보다 100조원 넘는 예산을 다루는 복지부의 산하 본부장의 위상이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가 만들어지면 그 위에 거버넌스가 있고, 복지부 장관과 본부장도 국무회의에 참석하게 된다"며 "성평등 추진체계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스피커가 2명이고, 두분이 일원화 된 목소리를 낸다면 더 강화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이후 정부조직 개편안과 정책 추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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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미니부처 한계 극복 △가족구성원 생애주기별 정책 통합 추진 △남녀 ·세대 모두 평등한 정책 추진을 개편 방향으로 내세웠다. 연령이 중첩되는 청소년·아동 정책을 통합하고 양성평등정책도 성별갈등, 세대갈등 해소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김 장관은 "가족·청소년·양성평등 정책은 아동·인구정책 등과 연계해 독립적으로 강력하게 추진될 것"이라며 "생애주기별 정책을 추진하는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는 인구문제 해결에 첩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가부는 변화된 사회환경과 청년층의 인식을 반영하지 못했고 젠더갈등, 권력형 성범죄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여성’에 특화된 여성 정책으로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인구문제 해결, 성별·세대갈등 해소"…사실상 여성정책 폐기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여가부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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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양성평등정책에서도 ‘남녀 모두’를 강조한 것은 사실상 여성정책을 폐기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특히 젠더폭력 피해자 보호 정책이나 돌봄·보육, 경력단절 여성 지원 등 성평등 정책과 관련 업무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윤 대통령이 문답에서 '양성평등본부로 이관하는 것이 여성에 대한 보호나 여성에 대한 부분을 더 강화한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갈음하겠다"며 "정치권력에서 여성 비율 확대와 노동시장에서의 임금격차, 성별 임금격차 해소, 안전 분야 같은 부분은 충분히 고려되고 여전히 고려되고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각계 의견을 수렴해 개편안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여가부 존치와 기능 강화를 요구하는 의견은 사실상 묵살됐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모든 여성단체나 오신 분들의 이야기가 완벽히 반영되었다고 할 수 없지만 여성폭력 관련 권익 업무를 양성평등정책과 분리하지말라는 의견은 반영했다"며 "행안부와 여가부가 충분히 합의해서 나온 안이며, 양성평등 정책 역시 시대적 환경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바꾼 것이다. 여가부 의견이 반영됐기 때문에 이번 개편안이 지금 상황에서는 베스트"이라고 반박했다.

여성계·여성학계 '여성지우기' '성평등정책 폐기' 우려

이같은 여가부 폐지안에 여성계와 학계는 성평등 정책이 폐기되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여가부는 성인지적 관점에서 정부 정책을 조율하고, 성평등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핵심 가치였다. 복지부에서 이런 관점으로 정책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신설되는 본부장이 차관보다 높고 장관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받더라도 기존 장·차관이 사라지는만큼 책임 주체 역시 모호해질 수 밖에 없다.


신경아 한림대 교수는 "장관과 차관이 권한을 가지고 추진해야하는데 양성평등과 관련한 부처 간 조정 업무가 많은데 본부장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소관 법률에 따라 법이 있으니 사업은 계속 가야하는데 본부장이 정책을 통솔하고 책임질 위치가 되지 못한다"며 "여가부라는 포장지를 뜯어버린다고 해서 정책이나 과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성평등 관점 없는 인구출산장려정책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여성계는 여가부 폐지가 20년 전으로 회귀하는 조치이자 여성을 인구정책의 도구로 보는 ‘부녀복지 시대’로의 회귀라고 규정했다. 115개 여성단체는 "성평등 정책 추진을 인구가족과 노골적으로 엮은 것은 여성을 다시 인구 ‘생산’의 도구로 삼고, 가족의 영역에 묶겠다는 저의를 천명한 것과 다름없으며 성평등 민주주의 관점에서 완벽한 후퇴"라고 지적했다.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22년 전 부녀복지라는 명칭으로 남성의 보조적 존재로 여성을 보호 대상으로 삼았으나 2001년 여성부의 출발은 ‘성평등’ 관점에서 정책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었다"며 "여가부를 만든 이후 젠더폭력 정책과 제도 등이 많이 발전해왔고 이런 변화의 역사를 거스르면서 복지부에 권익증진 업무를 포함시킨 것은 결국 권리 주체가 아닌 ‘서비스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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