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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90세까진 늙었다 생각 말라"

최종수정 2022.11.28 09:54 기사입력 2022.10.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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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까지는 늙었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난달 21일 아시아경제 주최 ‘굿브레인 2022 국제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한 ‘103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의 목소리는 또렷했다. 살아있는 지성으로 꼽히는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청중들은 귀를 곤두세웠다. 김 명예교수는 50~60대쯤 되니 기억력은 조금 떨어진 것 같지만 사고력은 75세까지 더욱 강해졌다고 했다. 그의 강연은 논리적이었을 뿐 아니라 중간중간 들어간 적절한 사례와 유머까지 더해져 설득력을 배가시켰다. 40분간 강연을 들으면서 103세라는 고령이 믿기지 않았다.


그는 뇌건강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우선, 많이 생각하고 공부하기다. 김 명예교수는 요즘도 책을 옆에 두고, 일기를 매일 쓰고 있다고 했다. 두번째는 나이를 먹어서도 일을 계속 하는 것이다. 취미활동도 괜찮다. 60세쯤 되면 본격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하라고 권했다. 마지막으로는 사회적 관심 갖기다. 나이가 들수록 정치나 사회문제에 관심을 많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조언이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은 앞으로 펼쳐질 ‘100세 시대’ 때문일 테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0년 815만명이었지만 올해 901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 중 17.5%가 고령자다. 3년 뒤인 2025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은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2070년에는 고령인구가 1747만명으로 늘어나 고령인구 비중은 46.4%에 이를 전망이다. 국민 2명 중 1명이 고령인구가 된다는 얘기다.


고령화와 함께 출산율이 갈수록 낮아져 국가 존립 자체가 위험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른다. 한편으로는 노인의 삶에 대한 우려도 크다. 당장 노인 빈곤 문제가 꼽힌다. 2020년 기준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38.9%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3.5%의 3배에 달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3명 중 2명이 본인·배우자가 직접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연령대별 자살사망률(10만명당)을 보면 80세 이상이 61.3명으로 가장 높았고, 70대(41.8명), 50대(30.1명), 60대(28.4명)가 뒤를 이었다. 노인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선거 투표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노인 자살률은 낮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연구논문을 쓴 이태호 서울시립대 박사는 "주민의 공공정책 참여 수준과 자살률 사이에 높은 연관성이 있다"면서 "자살예방을 위해선 노인들의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명예교수의 조언과 같은 맥락이다.

노인의 뇌건강도 위협받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는 41조5042억원으로, 2017년(28조3871억원)보다 46% 증가했다. 가장 많은 진료비가 발생한 질병(2조2093억원)은 ‘알츠하이머 치매’였다.


행복한 100세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노인 스스로 건강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면서 정부가 어떤 노인정책이 필요한지 요구해야 한다. 노인 인구가 늘어날수록 노인의 정치적 목소리는 힘을 얻기 마련이다.


김 명예교수는 강연 말미에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도 90세까지는 늙었다는 생각 없이 살아주세요. 그런 국민이 절대다수가 모이면 그만큼 행복한 나라는 없을 것입니다."


조영주 바이오헬스부 부장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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