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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받은 불안한 락커 '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 [서믿음의 책담]

최종수정 2022.10.07 11:21 기사입력 2022.10.07 10:53

불규칙한 생활로 불안·불면증
공연 잘해야한다는 강박도
한덕현 교수 심리상담으로 극복
상담 기록 정리해 책 펴내
"지식과 경청 태도 지닌 전문가 만큼 좋은 응원자 없어"

이성우. 사진제공=록스타뮤직앤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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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국내에서는 드물게 26년간이나 밴드로 활동하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록 밴드 ‘노브레인’ 메인 보컬 이성우. 노랑 닭 볏 머리로 무대를 휘젓던 그는 어느덧 마흔여섯이 됐다. 지천명을 앞둔 나이지만 아직도 무대를 훨훨 날아다닌다. 자신을 "기존의 틀을 깨뜨리는 또라이"라 칭하는 그는 무대에서 신나게 놀 수만 있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그가 불안장애와 불면증으로 전문의를 찾았다니 그 이유가 궁금했다. 도움을 준 인물은 한덕현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스포츠 정신의학 전문의로서 야구선수 심리 자문·상담을 담당했던 그를 황재균(KT 위즈) 선수 추천으로 만나게 됐다.

한덕현 교수. 사진제공=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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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는 한 교수를 만난 뒤 응원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의 말도 귀에 잘 닿지 않던 불안에서 벗어났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책 ‘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한빛비즈)를 출간했다. 혼자만 누리기 아깝고, 경험을 나누자는 생각에 상담 기록을 정리해 책을 펴냈다고 한다. 한 교수와 이성우를 지난 4일 만나 책 출간을 둘러싼 사연을 들어봤다.

불규칙한 생활에 따른 불면증과 공연을 잘 해내야 한다는 강박증은 이성우의 고민이었다고 한다. 잘 자야 한다는 강박, 가사를 틀리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은 삶의 무게로 다가왔다. 무대에서 모르는 노래를 부르는 악몽에 시달렸던 이유다.


이성우의 거침 없는 무대 이미지를 고려하면 의외의 모습이다. 한 교수는 그런 아이러니를 "불안의 특성"이라고 설명한다. 한 교수는 "운동선수 중 가장 불안·공황장애를 많이 느끼는 부류가 미식축구선수"라며 "예측하지 못하는 두려운 순간에 마주하는 게 불안이고, 그건 생각한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의외의 사람에게도 자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심리상담은 상담자와 라포르(의사와 환자의 인간관계에서 믿음의 정도) 형성이 중요한데, 다행히 이성우는 단번에 효과를 봤다.

"사람들이 완벽한 노래를 들으려면 CD를 듣지, 뭐 하러 공연장에 가냐. 사람들은 성우씨의 열정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일 뿐이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불태워버려라"는 한 교수의 조언에 이성우는 무릎을 ‘탁’ 쳤다.

상담은 가벼운 느낌으로 시시콜콜한 대화로 이뤄졌다. 한 교수는 "정신상담을 권위자에게 잘못을 고하고 꾸중 듣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책에도 나왔듯 편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최대한 용기를 북돋아 준다"고 말했다.


이성우는 "고민은 표출하지 못해 생긴다고 생각한다. 상담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 교수는 마음 건강을 위해서는 좋은 피드백을 주는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다수 마음의 병은 외부를 향했던 공격성이 대상을 찾지 못하고 자기를 향한 원망으로 회귀할 때 생긴다. "인정욕구를 충족해줄 대상을 찾는 게 관건"이라고 한 교수는 강조한다. 주변에 마땅한 사람이 없다면 심리상담사나 정신의학과 의사를 찾아도 좋다. "지식과 경청의 태도를 지닌 전문가만큼 좋은 응원자도 없다."


좋은 습관을 찾았거나, 나쁜 습관을 버렸다면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 교수는 "최종 목표 사이에 중간 목표와 실행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다"며 "작은 목표를 이룰 때마다 자신에게 상을 주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프로 운동선수들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원하는 물건을 사거나 비싼 밥을 먹는 것으로 자기 위안을 찾는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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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저자는 이 책이 뻔한 자기계발서로 분류되는 걸 우려했다. 그들은 "‘이렇게 하면 네가 잘 살 거야, 강해질 거야’ 이런 류의 얘기가 아니다"라며 "당신의 고민을 여러 사람이 동일하게 겪고 있고 상담받으면 충분히 나아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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