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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뀌긴 바뀌었네…" 국토부 산하기관장 '줄사퇴'에 타 기관장도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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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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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산하기관 수장들의 전격적인 사의 표명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기관이 수두룩한 데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고강도의 공공기관 혁신까지 예고한 만큼, 정권 교체에 따른 기관장 '물갈이'가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약 5개월간 세 명의 기관장이 대내외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국토부 산하 최대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김현준 사장이 지난 8월 처음으로 사퇴했고, 지난달 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자리를 내놨다. 4일에는 권형택 도시보증공사 사장이 임기 1년 6개월을 남겨두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수장들의 잇따른 사퇴는 지난 정권 때 임명된 공기업 사장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정권이 바뀌면 정부 부처 장·차관이 일제히 교체되듯, 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도 줄줄이 옷을 벗고 새로운 사장이 임명되는 것이 관행이라면 관행이었다.


실제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약 1년간 국토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장들의 사퇴가 줄을 이었다. 정권에 교체된 지 한 달만인 6월 한국도로공사 김학송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고, 이듬달 홍순만 코레일 사장이 국토부에 사표를 냈다. 11월에는 강영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이듬해 4월 한국국토정보공사(LX) 박명식 사장이 중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5월에는 수서고속철(SRT) 운영사인 SR 이승호 사장이 돌연 사퇴한 바 있다.


원희룡호 국토부가 산하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혁신을 주문하고 있는 만큼, 수십여곳 산하기관장들에 대한 사퇴 압력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공공기관 혁신을 강조하면서 LH와 코레일 등을 강하게 압박했고, 실제로 LH 수장이 가장 먼저 교체됐다. HUG에 이은 다음 타깃으로는 코레일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 덩치가 큰 기관들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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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나희승 사장)은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하 수준인 'E등급'을 맞았다. 여기에 원 장관이 최근 KTX 관리·운영 실태에 공개 경고장을 날린 점도 시선을 끈다. 원 장관은 지난 7월 "KTX를 타고 전국을 오가며 화장실, 수유실, 짐 보관함 등 여러 가지 불편사항을 확인했다"며 "KTX의 다소 높은 이용료를 감안하면, 승객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역시 그에 걸맞아야 한다. 빠른 KTX 속도만큼이나 빠른 해결이 필요하다"고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구체적인 개선사항과 사진 등을 게재하면서 코레일에 사실상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해석됐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여권에 의해 '문재인 정부 코드인사 주요 사례'로도 지목됐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국토부 산하기관 37곳의 기관장, 감사, 상임이사 등 임원 현황을 전수조사하고 "전체 21%에 해당하는 69명이 야권 코드인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포함됐다. 김 사장은 국토부 차관 출신으로 공사 취임 전 야당 후보로 총선(충주시)에 출마한 이력이 있다. 원 장관은 지난달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에 참석했는데, 민관 대표단 명단에서 유관기관장인 김 사장의 이름이 빠진 점도 논란이 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경평에서 HUG와 같은 'C'등급을 받았다. 한국공항공사, SR도 C등급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새 정부가 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을 향해 감사원 감사·검찰 수사 등을 통해 우회적인 사퇴 압박을 가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공기관장들이 보이지 않는 사퇴 압력으로 떨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공공기관 혁신 차원에서 효율성과 방만한 경영을 바로 잡는 데는 찬성한다"면서도 "장관이 전횡을 휘두르거나 정치권력의 윗선 개입, 외부압력으로 중도하차시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은 총 28개로 약 8만2000여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주거복지·교통 SOC 등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은 지난 5년간 기관의 수, 종사자 수 및 부채 규모가 모두 증가했다. 2021년 말 기준 매출 규모는 52조2000원, 당기순이익은 2조6000억원이다. 부채 규모는 222조1000억원에 이르며 부채비율은 152.8%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7일 새 정부 중앙부처로는 처음으로 '산하 공공기관 혁신방안 마련' 추진 상황을 발표한 바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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