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1등 로또 433명 나왔다…의심스런 번호에 '조작설'도

55개 중 추첨 번호 6개 맞춰야…2900만분의 1 확률

필리핀 로또 복권의 1등 당첨자가 433명의 역대 최다 당첨자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1~55의 숫자 중 추첨 번호 6개를 맞춰야 하는 필리핀 로또 복권에서 400명이 넘는 1등 당첨자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지난 주말 필리핀 로또 1등 당첨자 수는 443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들은 총 2억3600만페소(약 57억원)를 나눠 갖는다. 이번 로또 1등 당첨 번호는 '9, 18, 27, 36, 45, 54'로, 모두 9의 배수다.

필리핀 로또복권은 45개 6개의 추첨 번호를 맞춰야 하는 국내 로또와 유사하지만, 숫자 구간이 더 넓어서 맞출 확률도 떨어진다. 국내 1등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약 814만분의 1, 필리핀의 경우는 약 2900만분의 1이다.

특히 이번처럼 당첨자가 많은 사례도 드물다. 한 전문가는 로또 참가자가 1000만명이라고 가정할 때 433명의 당첨자가 나올 확률은 0.1의 1224제곱이라고 추정했다.

이렇다 보니 조작설까지 제기된 상태다. 필리핀 상원의 한 소수정당 대표인 코코 피멘텔은 이번 로또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관련한 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로또는 정부의 승인하에 벌어지는 사업"이라며 "무결성을 유지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BBC에 말했다.

멜키아데스 로블레스 필리핀복권위원회(PCSO) 총책임자는 "당첨 번호 조작은 없다"며 "필리핀 사람들은 숫자 배열에 돈을 거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테렌스 타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수학 교수도 특징을 가진 일련의 숫자가 당첨되는 것과 관련 "드물다"면서도 "통계적으로 수십 년마다 전 세계 복권 중 특이한 패턴을 보인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