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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위기의 건설산업, 해법은 本立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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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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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58년 건설업법이 제정된 이후 우리 건설산업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도로, 철도, 항만 등의 사회기반시설과 함께 주택, 오피스 등 생활 관련 시설들을 구축하며 산업 활성화와 국민 삶의 질 개선의 기틀을 다져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저성장에 빠진 우리 경제에 건설산업은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건설산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이르고, 2021년 기준 전 산업 취업자의 7.7%에 달하는 고용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 경제 기여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 건설산업은 여전히 빨간불이 켜진 위기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수십 년 동안 고질적 병폐로 지적된 바와 같이 건설산업은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업계 흥망이 결정되는 천수답형 산업구조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으며, 전형적 규제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안전사고 발생 1위의 불명예가 계속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디지털화의 전환이 다른 산업보다 뒤처지고 생산성도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신규 청년 인력 유입 감소에 따른 고령화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 둔화 등 산업 지속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정부와 산업계, 학계 및 연구계 등 모든 관련 종사자들이 우리 건설산업의 위기와 문제를 당연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잇따른 부실공사와 안전사고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단기적이고 임기응변식의 규제와 처벌 위주의 대책만을 양산하고 있다. 산업계는 자체적 개선 노력보다는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만연하다.


건설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산업 내 존재하는 각종 위험 요인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망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우리 산업 또한 정밀진단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치료와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올해는 건설산업과 건설기술 발전의 중장기 법정 계획인 건설산업기본계획과 건설기술진흥기본계획을 새롭게 마련하는 시기다. 이번에 건설산업 전반을 진단하고 올바른 처방전을 마련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


다만 과거와 같이 정부 주도의 하향식 정책 수립보다는 모든 산업계가 합심해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고, 국가경쟁력을 증대시키고자 하는 거시적 목표에서 총의(總意)를 모아야 한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편협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해야 한다. 마침 현 정부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민간 및 시장 주도 성장을 중시하고 있어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또한 각 산업 주체별로는 각자의 역할에서 산업의 성장을 도모할 주된 추진 방향 설정과 이에 대한 뚝심 있는 추진이 필요하다. 정부는 더 이상 건설산업을 규제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육성의 관점에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산업계는 낮은 생산성과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부실 및 안전사고의 근본적 해소를 위한 자체 역량 강화와 선진 경영기법 도입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끝으로 학계와 연구계는 새로운 건설기술의 도입과 확산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야 할 것이다.


논어 학이편에 보면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이는 ‘기본(근본)이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당연한 이치를 뜻한다. 우리 건설산업도 각자 업역에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근본을 바로 세워, 진정한 국가경쟁력을 주도하고, 이끌어갈 중심 산업로서의 역할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건설산업에 닥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기회로 만들어가는 지혜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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