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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실물경제 짓누르는 가계부채

최종수정 2022.10.04 11:28 기사입력 2022.10.04 11:12

올 2분기 가계신용잔액 1869兆 '역대 최고'
패닉바잉 나선 2030 영끌족도 직격탄
"가계 타격입을 경우 복원하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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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폭증하는 가계빚은 한국 경제의 복병이다. 코로나19 사태 후 가계·기업의 신용(부채) 수준은 국내총생산(GDP) 등 실물경제 수준에 비해 과도하게 증가한 상황이다. ‘빚으로 지은 집’ 저자 아티프 미안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역사적으로 돌이켜보면 심각한 불황에는 가계부채가 급격하게 쌓이고 자산자격이 급락하는 현상이 선행됐다"면서 "가계부채 급증은 소비지출 감소를 가져오고 장기 불황으로 이어진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869조4000억원으로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부채가 누증되면 대내외 충격에 금융·실물경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금융시스템 안정성 저하가 우려된다. 금융불균형이 심화하면 가계 소비 제약,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실물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에는 기업부채가 많았지만 가계부채가 적었고, 2008년 금융위기에는 정부부채가 적어 높은 국가신인도를 바탕으로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정부, 기업, 가계 모든 부문의 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경제위기 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여파로 국내 금리 인상이 가팔라지면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저소득·영세 자영업자, 가계 취약차주(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자), 과다 차입자, 한계기업 등 취약부문 중심으로 부실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이미 위기 신호는 감지된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끌어온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올해 6개월 사이 45%나 급증했고, 이들의 평균 대출액은 거의 5억원에 달한다. 올해 6월 말 기준 자영업자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41만4964명으로 전년 말(28만6839명)보다 44.7% 늘었고, 이들의 대출액도 162조원에서 195조원으로 20.3% 증가했다. 다중채무자 상환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면 경제·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취약자영업자 차주의 연체율은 1.8%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면서 "금리 인상 시 채무상환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저소득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 가격하락세와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서울 송파구 부동산 밀집상가에 아파트 매물 시세가 붙어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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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급등에 ‘패닉바잉’에 나섰던 2030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족들도 직격탄이 예상된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가계부채 가운데 30대 이하 연령층의 가계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7.3%다. 이 비중은 지난 1분기 27.5%로 2012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부채는 늘 수 있지만 미국의 경우 닷컴버블, 9.11 테러,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 시마다 가계부채를 정리하면서 조정과정을 거쳤다"면서 "한국은 조정 과정 없이 한 방향으로 가계부채가 누증되고 있어 부채가 경제의 시한폭탄처럼 잠재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가계가 타격을 입을 경우 복원하기가 힘들고 복원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일본의 사례처럼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어 금리인상에 따른 신용 리스크 확대가 경기 위축 및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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