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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英 감세안에 이례적 개입 '재검토 촉구'

최종수정 2022.09.28 11:18 기사입력 2022.09.28 11:18

"중앙은행과 충돌·통화정책 훼손·불평등 심화" 지적
루비니 뉴욕대 교수 "감세정책으로 英구제금융 위기"
옐런 美재무장관 "중앙은행 물가 안정에 초점 맞춰야"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 [사진 제공=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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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영국 정부에 지난 23일 발표한 450억파운드(약 69조원) 규모 감세 정책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영국의 대규모 감세안으로 파운드화가 사상 최저로 폭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 시장이 불안해지자 이례적인 개입에 나선 것이다.


IMF는 이날 성명에서 "영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에서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IMF는 무차별적이고 대규모의 재정지출을 조언하지 않는다"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추구하는 목표가 엇갈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은 지난 23일 감세를 뼈대로 한 450억파운드 규모의 재정정책을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내년 4월부터 소득세 기본세율을 20%에서 19%로 인하하고 소득이 15만파운드인 고소득자에게 적용하는 최고세율도 45%에서 40%로 낮추기로 했다. 대규모 감세 정책 발표후 파운드가 급락하고 영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은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IMF는 이같은 영국 정부의 감세 정책이 에너지 가격 인상에 고통받는 가계를 지원하고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의도임을 이해한다면서도 대규모 재정정책은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IMF는 결과적으로 영국 정부의 감세 정책이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BOE의 통화정책을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또 무차별적이고 대규모의 감세 정책으로 영국의 불평등도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영국 정부는 무작정 지출을 늘리고 세금을 대폭 줄이기보다 어떤 가계와 기업을 지원할 지 뚜렷한 방향성을 잡고, 고소득자가 수혜를 입는 부분을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IMF 성명에 대해 "매우 강력한 비판"이라며 "IMF는 영국의 감세 정책이 무책임하고 신중하지 못 하고, 시기도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한 것에 가깝다"고 평했다. 마크 소벨 전 미국 재무부 부차관보도 IMF의 성명이 이례적으로 날이 서 있다고 평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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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IMF의 성명은 영국의 감세 정책에 대한 각계의 비판과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450억파운드 감세 정책은 영국이 구제금융으로 가는 길이 열렸음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공포감이 파운드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은 1976년 IMF에 40억달러에 가까운 구제금융을 요청한 바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상하고 있는 미국도 중앙은행의 긴축 조치에 반하는 영국 정부의 행보가 내심 불편한 눈치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영국 감세정책의 장점에 대한 언급을 거부한 채 "영국과 미국은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물가를 낮추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영국 정부의 감세정책은 완전히 무책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금융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충격을 받고 있다며 파운드의 급락은 영국 정부가 신뢰를 잃은 상황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릿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영국 정부가 신흥국 정부처럼 어설프다고 꼬집었다.


영국 정부가 대규모 국채 발행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날 영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돌파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파운드당 1.07달러선으로 소폭 오르며 다소나마 안정을 찾는 흐름을 보였다. 전날 파운드·달러 환율은 지난 26일 파운드당 1.035달러를 기록하며 달러 대비 파운드 가치가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시장 혼란이 거듭되자 콰텡 장관은 사태 수습에 나선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콰텡 장관은 최근 주요 은행 임원과의 라운드테이블 회의에서 BOE와 잘 협력하기 위해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와 매일 만난다고 말했다. 콰텡 장관은 BOE와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BOE와의 협력을 통해 재정 규칙을 준수하고 신뢰할만한 재정 계획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콰텡 장관은 오는 11월23일 중기 재정 계획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감세와 재정지출이 발표된만큼 중기 재정적자 목표 등 재정 안정을 위한 조치들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물가는 현재 9.9%로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고 이에 BOE는 최근 잇달아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을 결정하면서 기준금리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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