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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3막 기업 탐방]나이 차별 없애겠다…'정년 100세' 내건 에버영코리아

최종수정 2022.09.29 07:18 기사입력 2022.09.28 15:52

정은성 에버영코리아 대표가 27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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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신축빌딩 6층에 있는 '에버영코리아' 본사에는 백발이 성성한 직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업무를 보거나 피곤함을 떨치기 위해 종이컵에 커피를 타 마시는 이들 모두 백발의 어르신이다. '평등'이라는 글자가 적힌 회의실 안에서는 열띤 토론을 벌이는 어르신들이 있고, '발전'이라는 글자가 적힌 교육실 안에는 컴퓨터를 통해 열심히 업무를 배우는 어르신들을 볼 수 있다. '백발'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여느 회사와 다를 바 없는 풍경이다.


에버영코리아는 정은성 대표(61)가 2013년 설립한 시니어 전문 IT 기업이다. 현재 직원 수는 320명에 달한다. 시니어 인력의 주요 업무는 모니터링으로, 네이버 카페 및 블로그 등에 올라오는 부적절한 게시물을 직접 걸러내 처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근무시간이 하루 4시간씩 주 20시간으로, 일반 기업보다 짧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일반 직장인과 다를 바 없다. 현재 직원 중 최고령자는 2014년 8월 입사해 8년 넘게 회사에 다니는 1947년생(만 75세) 남성이다. 이 직원 또한 모니터 앞에 앉아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에버영코리아.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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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무실에서 간간이 젊은 직원들을 볼 수 있지만, 회사 설립 초기만 해도 청년 직원은 없었다. 에버영코리아의 직원 평균 연령이 60대이고, 정년은 100세다. 정 대표는 시니어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채용 과정에서 ‘55세 이상’이라는 나이 제한을 뒀고, 2015년엔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난 후 제한을 없앴다. 정 대표는 “나이 차별을 없애자고 만든 회사지, 시니어 세대를 우대하고자 만든 기업은 아니다. 창립 초기에는 시니어 세대를 고용하는 기업이 많이 없었을 때라 제한을 뒀었다”며 “현재 젊은 직원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그 수가 적다”고 말했다.


나이차별·학력차별·성차별이 없는 사회를 꿈꾸는 정 대표는 기업의 핵심 가치로 세 가지를 내세웠다. 바로 평등·발전·공유다. 정 대표는 평등의 원칙하에 별도의 대표실도 마련하지 않았다. 그는 직원들과 똑같은 업무용 책상과 명패를 사용하며, 자리는 사무실 입구 바로 옆이다. 정 대표는 “문과 가까울수록 하석이라고 하지 않나. 회사와 직원 간 평등한 관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에버영코리아에 입사하기 위해선 서류전형과 실기시험, 면접 등을 통과해야 한다. 간단한 과정은 아니지만, 경쟁률은 꽤 높다. 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때도 있다. 정 대표는 “일과 삶을 균형 있게 보내고 싶어하는 시니어 세대가 많은 것 같다”며 “시니어 직원들은 퇴근하고 나면 취미생활이나 종교활동 등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일과 자기 생활을 병행한다”고 말했다.

시니어 인력이 업무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에버영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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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직원들의 만족도는 80%이상이라고 한다. 황명호 에버영코리아 브랜드디자인팀장(65)은 "젊은층은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퇴사할 수 있지만, 시니어 세대는 급여를 떠나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만족을 느껴야 한다"며 "업무 자체가 깨끗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기에 자부심을 가지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10여년 전 50대에 들어서면서 여러 생각이 오갔다. 흔히들 50세를 하늘의 뜻을 아는 지천명의 나이라고 하지 않나. 당시 나 자신만을 위한 일이 아닌 국가나 사회를 위해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친한 지인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고, 사회에 만연한 차별들을 조금씩 바꿔보자고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차별들이 있나.

나이나 학력, 성별 등으로 인한 차별이다. 그중 특히 주목한 지점이 나이 차별 문제였다. 이를 조금이라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시니어 고용이라고 생각했다.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만류도 적지 않았을 것 같다.

사실 사회적 기업들은 출범 초기에 주변의 각광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재정적으로 불안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사회적인 기업’에서 ‘사회적’이라는 단어에 집중하다 보면 무한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거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회적 기업’에서 ‘기업’ 쪽에 더 초점을 맞췄다. 선의에서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더라도 기업이 기업답게 굴러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IT와 시니어, 두 단어 사이 괴리감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은 어느 정도 그러려니 할 수 있겠지만, 10년 전만 해도 시니어가 IT 업무를 맡는다는 것은 정말 혁신적인 일이었다. 과거 네이버 측은 단순 모니터링 업무를 중국 노동자들에게 맡겼었다. 그때 우리 기업이 그 업무 중 하나를 시험적으로 맡았다. 당시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길이기에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시니어 직원들이 곧잘 업무에 적응했고,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직원 수가 늘게 됐다.


현재 직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업무가 궁금하다.

처음에는 지도 블러링 업무를 주로 했다. 네이버 지도 거리뷰를 보면 사람들의 얼굴이나 차량 번호 등 개인 식별 정보가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뿌옇게 처리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요즘은 모니터링 업무를 주로 한다. 예를 들어 네이버 카페나 블로그 등에 부적절한 게시물이나 광고, 음란물 등이 올라왔을 때 이를 찾아내 처리하는 일이다.

시니어 직원들이 하기에 업무 난이도가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업무를 금방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직원들은 보통 3개월 정도의 교육 과정을 거친다. 최근에는 네이버 불법 게시글 유형이 계속 변형되고 교묘하게 진화하기 때문에 지속해서 교육하고 있다.

시니어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언제는 ‘일하니까 어떤 점이 가장 좋으세요’라고 물었더니, ‘가족이 생겼다’고 하더라. 그때 옆에 계시던 직원분은 ‘가족보다 낫다’고 하더라. 현재는 재택근무를 하는 중이지만, 원래는 거의 매일 만났다. 또 사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분들도 많았다.


사내 동아리 활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영화 제작부터 밴드, 탁구, 등산 등 여러 동아리가 있다. 특히 영화 제작 동아리는 평생 카메라를 잡아보지 않고, 각본을 써보지 않은 분들이 모였음에도 전국 실버영화제 등에서 상을 받았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보람을 얻는 분들을 보면 덩달아 뿌듯하다.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세계에서 제일 '좋은' 사회적 기업이 되고 싶다. '좋은'을 영어로 바꾸면 'best'도 되고, 'good'도 된다. 특히 'good'이라는 단어에는 '선(善)'도 있지 않나. 가장 착한 사회적 기업이 되는 게 목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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