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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계화의 승자' 베트남, 나홀로 7%대 성장하는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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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중국에 이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의 성장세가 심상찮다. 올해 미국, 유럽 등 전 세계가 경기 침체 우려에 휩싸인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중국에서 넘어온 수요가 베트남 경제를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베트남은 올해 7%대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베트남도 세계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타격이 불가피한 데다 중장기적으로 고숙련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세계은행(WB)은 26일(현지시간)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개발도상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 자료를 통해 베트남이 올해 7.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4월 발표한 전망치인 5.3%에서 1.9%포인트나 올린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베트남의 GDP 증가율 전망치를 4월 6%에서 7월 7%로 끌어올렸다. IMF는 최근 베트남 경제와 관련한 글을 통해 "주요 아시아 경제 가운데 경제성장률을 이 정도로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한 국가는 (베트남이) 유일하다"고 했다.

실제 베트남 정부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GDP 성장률을 보면 올해 1분기 5.05%, 2분기 7.72%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3분기에도 7%를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측했다. 베트남 정부가 내놓은 올해 GDP 증가율 목표치는 6.0~6.5%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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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계화 시대의 승자’ 베트남

주요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베트남이 이처럼 버틸 수 있는 건 중국의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018년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중국에 있던 공장 다수가 베트남으로 넘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를 언급, ‘베트남이 탈세계화 시대의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80년대 후반 공산주의 경제를 개방한 베트남은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의 공장을 잇달아 유치하며 지금까지 경제를 키워왔는데, 이러한 강점이 탈세계화 흐름 속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보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로 넘어간 대미 수출품 310억달러(약 44조2000억원) 규모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베트남에서 생산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에는 탈(脫) 중국 정책을 펼치는 애플의 전략에 맞춰 최대 공급업체인 폭스콘이 베트남 북부에 3억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현지 개발업체와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일부 아이패드와 에어팟 생산 공장 일부가 이전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기 엑스박스를 베트남 호찌민에서 출하하고, 구글도 올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겨 최신 모델인 픽셀 7 조립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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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고령화하는 상황에서 베트남의 노동력은 아직 젊고 활기가 넘친다"며 "베트남은 다수의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자국 시장에 접근을 쉽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또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베트남은 지난 3월 국경을 완전히 재개방했지만, 중국은 아직 제로코로나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중국에 비해 정치적으로 비교적 벽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인력 양성 등 해결 과제도

이러한 성장세에도 베트남이 마냥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글로벌 기업의 공장을 바탕으로 경제가 돌아가는 만큼 세계 경기가 침체되면 공장 주문이 줄고 베트남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세계은행이 베트남 GDP 증가율을 내년에는 6.7%로 올해보다 낮게 전망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베트남 정부도 최근 발표에서 "베트남 경제는 작지만 회복력이 제한된 개방된 경제"라면서 "작은 외부 충격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8월 3.6%로 현재는 정부의 목표치인 4%를 밑돌고 있지만, 베트남 중앙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당면한 경기 침체 대응과 함께 베트남이 해결해야 할 중장기 과제로는 인력 양성과 제조기반 확충이 꼽힌다. 베트남은 과거 의류 등을 만들며 경제를 키워왔는데 이제 전자업체들이 속속 유입되면서 고숙련 노동자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내 고숙련 일자리는 9%에 불과했다. 또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 대부분은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 단순 조립만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코노미스트는 "베트남 정부가 현재 2800달러 수준인 1인당 GDP를 2045년에 1만8000달러까지 확대하고 싶어 한다"면서 "하지만 베트남이 가치사슬에서 더 멀리 나아가려면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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