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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들 지갑 더 일찍 닫는다, 내년 바라보는 크레딧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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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 역전 폭 최대…금리 수준 예단 불가 상황
"당분간 매수 수요 둔화, 내년 1~2월께 회복 기대"

기관들 지갑 더 일찍 닫는다, 내년 바라보는 크레딧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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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9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시장 금리가 폭주하자 회사채 시장에서 기관들이 자금을 모두 소진하지 않은 채 일찍 ‘북 클로징’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폭이 사상 최대로 벌어지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면서 금리 수준이 예단할 수 없는 상황까지 치달았기 때문이다.


27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채권 발행 투심을 확인할 수 있는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를 뺀 것)는 전일 기준 100bp(1bp=0.01%p)를 가리켰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100bp대로 진입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 이후 처음이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한차례 충격을 가져다줬던 6월 FOMC 직후 크레딧 스프레드는 80bp 수준을 기록했는데, 지금은 석 달 만에 20bp나 더 오른 것이다. 크레딧 스프레드는 수치가 커질수록 수급이 불안정하다는 의미로 채권 발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절대 금리 수준도 크게 뛰어 전일 기준 우량등급인 회사채 3년물 AA 등급은 2008~2009년과 유사한 수준인 5.5%까지 치솟았고, AA-는 5.55%, A-는 7.08%로 집계됐다.

시장 참여자들은 9월 FOMC 이후 금리 불확실성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일찍이 지난 8월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가 8.3% 상승하면서 시장 전망을 웃돈 것으로 확인되자 9월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금리 75bp 인상)’이 이뤄진다 해도 금리 우려가 가시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물가를 확실히 잡을 때까지 금리 인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잠시나마 기대했던 금리 연착륙 기대감은 모두 사라졌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물가를 빨리 잡고 싶어 하는 주요국과 금리 인상 보폭을 맞출 것"이라며 "연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기존 3%에서 3.5%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예측했다. 이어 그는 "이창용 한은 총재가 물가 안정과 원화 평가 절하 영향력에 대한 정책 대응을 고민하겠다고 언급한 점이 그 근거"라고 말했다.


어려운 시장 환경이 장기화 되자 기관들의 눈은 내년으로 향하고 있다. 올해 장사를 일찍이 접은 셈이다. 실제로 이달 중순 85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한화손해보험 은 투자매매중개업자로부터 총 10억원(1건)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쳐 기관에는 단 한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는 BBB급임에도 500억원 모집에 700억원과 추가 청약(100억원)을 받아 800억원 규모로 회사채 발행을 확정 지었지만, 이마저도 기관보다는 하이일드 채권에 관심이 커진 개인들이 힘을 발휘했다. 수요예측 당시 700억원의 총 주문액 중 67%인 470억원이 투자매매중개업자(증권사 포함)를 통해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들의 경우 최근 증권사를 통해 장외채권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다.


채권 전문가들은 회사채 발행 환경이 나아지기 위해선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 강도가 빅스텝(한번에 50bp인상)으로 축소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봤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크레딧 스프레드가 전환되기 위해선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분간은 채권 관련 자금 유출에 따른 환매 대응과 북 클로징에 따른 매수 수요 둔화가 이어질 것이며 내년 1~2월 정도는 돼야 채권 관련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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