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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국금융 발목 잡는 한국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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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국금융 발목 잡는 한국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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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금융당국이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 대출의 만기연장을 3년, 상환유예 조치는 1년 추가 시행한다. 2020년 4월 시행 이후 5번째 연장 결정이다. 지난 3월 추가연장을 결정하며 ‘9윌 종료’를 못 박았던 금융위원회는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바꿨다. 경제가 어렵다는 게 명분이지만 당장의 부실은 덮어두고 미래로 책임을 넘겼다.


애초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이번에야말로 금융지원을 끝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한다. 엘리트 금융관료의 결정을 바꾼 배후세력은 정치(政治)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용산 대통령실로 불러 금융지원책의 연장을 요구했다. 3일 뒤 국민의힘은 공개적으로 금융지원 조치를 연장하라고 주장했다. 하루 뒤 더불어민주당은 아예 금융위를 찾아가 연장을 종용했다.

정치권의 금융개입은 도를 넘고 있다. 최근 불거진 5조원대 태양광 대출 논란도 금융감독원이 본연의 업무를 처리하며 파악한 내용이 아니다. 여당 압박의 결과다. 국회서 김 위원장에게 "태양광 대출이 석연치 않다"며 대놓고 감독을 지시했다. 지난 정부 때 태양광 상품을 만들었던 금융사들은 이제 검사를 받게 생겼다.


이 정도면 한국 금융의 발목을 잡는 최대 장애물은 우리 정치다. 규제완화는 여전히 미진하고 국책사업과 혁신사업은 좌초되기 일쑤다. 논리 없이 표만 신경 쓴 결정이 내려진다. 선거철이면 금융은 공격과 표심잡기의 수단이 된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론이 대표적이다. 경쟁력 약화가 뻔한데 산은의 부산 이전 이유를 공개적으로 설명한 금융당국 관료는 없다. 대통령의 공약이니 정부 여당이 밀어붙이는 것뿐이다.


물론 코로나19 시기 막대한 수익을 올린 은행이 정책과 사회공헌사업에 협력하는 건 중요하다. 또 잘못한 점이 있다면 엄중한 제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국내 정치가 표만 신경 쓰는 결정을 내린다면 앞으로 은행들은 정치권의 목소리에 의심과 불신부터 보낼 게 뻔하다. 정치권이 코로나19 특례보증을 부탁할 때 은행이 왜 ‘면책’을 조건으로 내걸었겠나. 정치권은 진짜 국가와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이 뭔지 되돌아봐야 한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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