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기업인 '호통국감' 가능성…4대그룹 총수 전원출석 가능성도

10월 국감 앞두고 각 상임위별 증인 채택 협상 중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법죄수사처와 다른 형사사법기관들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 간 연계 추진실태에 대한 감사요구안이 통과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다음 달 4일 시작하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오너가 등이 증인으로 무더기 출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반도체법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 등이 불려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총수를 포함해 총 20명이 넘는 기업인을 증인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각 상임위원회는 국감을 앞두고 여야가 증인 출석 요구 계획서를 교환하며 증인 채택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국감에서는 미국 IRA와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칩4) 관련해 기업인 출석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LG 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는 외교통일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모두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을 전망이다.

상임위별로 보면 이날 기관 증인 출석 요구의 건부터 의결한 산중위는 일반 증인 출석 요구를 추가로 협상해 오는 26일까지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여야 간사 위주로 합의 중이다. 현재 산자중기위 소속 의원이 요구하는 일반 증인 가운데 기업인은 중복을 포함해 150명 안팎 수준으로 전해졌다.

여야 모두 4대 그룹 총수 외에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등을 증인 출석 요구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최근 태풍 '힌남노' 피해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장이 물에 잠겨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사전 대비가 느슨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도 증인 출석을 요구 받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짓기로 결정했지만 전라남도가 순천 신대지구로의 스타필드 유치에 나서면서 호남 내 스타필드 유치전이 벌어진 상황이다.

환노위의 증인·참고인 신청 목록을 보면 환노위 여당 간사인 임 의원은 기업인 26명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태원 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SK그룹에서는 최 회장 외에도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이사,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 등 3개 계열사가 증인 목록에 포함됐다. 신문 요지는 ▲노란봉투법에 대한 입장 ▲중대재해에 대한 사업장 관련 ▲탄소배출 최대 상위 10개사의 탄소중립 실천 계획 등이 쓰여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RE100(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 참여 선언'으로 국회에서도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데다 포스코의 경우 사내 성추행과 포항제철소 사망 사고가 발생한 만큼 국감에서 이에 대한 대책 등을 논의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해도 30여 명에 가까운 기업인들을 불러 국감을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