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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패권시대]'금속 나토' 꿈꾸는 美 …동맹국들은 각자도생

최종수정 2022.09.28 18:00 기사입력 2022.09.28 18:00

"20세기는 원유, 21세기는 광물 확보 전쟁"
핵심 광물 제련 시장 중국 의존도 심각
美 국방물자생산법·IRA·MSP 통해 공급망 재편 시도

유법민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국장(왼쪽 두 번째)이 이도훈 외교부 2차관(왼쪽)과 지난 14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핵심광물 안보파트너십(MSP) 출범식'에 참석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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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작으로 미국이 핵심 광물에 대한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 등에 쓰이는 주요 광물 제련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미국은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한국과 유럽연합(EU), 영국, 호주, 일본 등 동맹국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중국 중심의 공급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려는 미국과 달리 러시아의 에너지 압박을 받는 유럽연합(EU)은 중국과의 제한적인 협력을 유지하려는 입장이다. 일본은 자체적으로 주요 광물에 대한 제련 비중을 높여 자급자족이 가능한 체계를 만들고 있다.

◆‘금속 나토’ 확대하려는 美=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최근 "IRA의 주요 목적은 전기차, 배터리, 재생에너지 등에 필수적인 리튬, 니켈, 망간, 흑연 등 핵심 광물의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20세기가 원유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을 특징으로 한다면 21세기는 핵심 광물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으로 정의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IRA 시행 직후 미국은 동맹국과 핵심 광물 협의체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핵심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 장관급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프랑스, 일본, 영국, 유럽연합(EU) 등 11개 MSP 협력국과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8개 자원 부국 장관들도 참석했다. MSP는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 중심의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런 측면에서 MSP를 ‘금속 분야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날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MSP는 국가들이 보유한 광물자원의 경제개발 잠재력을 온전히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핵심 광물을 생산, 가공, 재활용하고자 한다"며 "MSP를 통해 핵심 광물 공급망에 대한 공공·민간 투자를 촉진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며 높은 수준의 환경·사회·거버넌스 기준을 장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SP에 앞서 미 정부는 올해 4월 전기차 배터리 등에 필요한 핵심 광물 자원 확보를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efence Product Act)을 발동하기도 했다.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IRA는 2023년부터 전기차 분야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각 생산기업에 미국 및 우방국에서 생산·가공된 핵심 광물만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방물자생산법, IRA, MSP 모두 핵심 광물의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야망을 담고 있다.


◆광물 제련 분야 中 의존도 심각=미국 정부가 이처럼 동맹국들에까지 공급망 재편을 압박하는 이유는 필수 광물의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현실 인식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바이든 행정부가 육성하려는 미래 산업 모두 중국에 종속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광물 채굴보다는 제련 분야다. 주요 광물의 산지는 중국뿐 아니라 호주,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으로 분산돼 있지만 이를 제련하는 공장들은 중국의 자본이 집중돼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생산 주요 소재인 리튬의 경우, 광물 생산 자체는 호주(51%)의 비중이 제일 높지만, 제련은 중국(58%)이 50% 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배터리 음극재이자 원자로 감속재로 쓰이는 전략물자인 흑연의 경우에는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82%를 차지하고, 제련 비중은 70%에 이르러 압도적 비중을 차지한다.


주요 전자기기 및 전투기 등 무기 생산에 쓰이는 희토류의 경우에도 중국이 광물 생산만 60% 이상 비중을 차지하며, 제련비중은 85%로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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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광물 생산 및 제련 분야에서 미국의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포린어페어스에 따르면 리튬 업스트리밍(광물 채굴) 시장에서 미국의 차지하는 점유율은 1996년 27%에서 2020년 1%로 낮아졌다. 제련 분야를 포함한 다운스트리밍 분야도 상당히 뒤처졌다. 최근 리튬 배터리에 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2020년 기준 미국의 리튬배터리 생산능력은 44기가와트시(GWh)로 중국의 558GWh에 턱없이 못 미친다.


◆각자 살길을 찾는 EU·日= 당장 러시아의 가스공급 압박에 에너지 위기가 부각된 EU는 미국의 압력에도 중국 의존도를 당장 낮출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EU는 지난 2020년부터 핵심 원자재에 대한 자원 안보 강화를 목표로 단일국가에 대한 주요 원자재 의존도를 낮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EU는 미국과 달리 중국을 광물공급과 관련한 경쟁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있으며, EU와 중국 간 포괄적 투자협정(CAI)도 지난해 비준을 보류했지만, 여전히 폐기하진 않고 있다.


지난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당시 중국의 희토류 수출금지로 자원분쟁을 직접 겪어본 일본은 광물확보와 함께 희토류를 중심으로 한 자체 제련과 대체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2010년 중국과의 희토류 분쟁 이후 경제산업성을 중심으로 희소금속 안정공급 대책안을 세우며 광물 공급망 강화에 주력해왔다. 이후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를 2010년 당시 85%에서 2018년 58%까지 축소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희소금속 34종의 비축 일수를 60일에서 180일로 늘리고, 2025년부터 단일국가에 대한 희토류 수입의존도도 50% 이하로 감소시키기로 결정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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