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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부터 찌르겠다"…캣맘 협박, 이례적 기소에 징역형까지

최종수정 2022.09.23 09:03 기사입력 2022.09.23 09:03

고양이 인질 삼고 피해자 직접 협박 등
20대 남성 집행유예 선고
여전히 고양이 인질 협박 처벌 어려워

사진제공=동물권행동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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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길고양이 밥그릇에 수개월간 살해 협박 편지를 남긴 혐의를 받는 남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한 동물권 단체에서 수년 동안 동물 학대 관련 소송 진행했지만, 캣맘을 협박해 유죄가 나온 사례는 처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양이를 인질로 삼아 협박하는 경우 여전히 처벌이 어렵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부장판사 정철민)은 22일 오전 10시 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9)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마포구 한강공원에 있는 길고양이 밥그릇에 메모를 남기는 방식으로 캣맘을 16회에 걸쳐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남긴 메모의 내용은 길고양이를 인질로 삼은 협박이 기본이다. 캣맘에게 “길고양이 토막나고 뒤지는거 니X들 행동 때문이다”, “진심으로 내려쳐 죽이고 싶다” 등이다. 캣맘에게는 “생명이니 법적 대응 등 지X하면 매복해 있다가 둔기로 죽여버린다”를 시작으로 “너도 없앨 거다 이미 흉기 구매 완료”, “캣맘 그 고집이 강한데 칼부림 원하면 계속해라! 네 목부터 찌를거야” 점점 수위를 높여 협박 메시지를 남겼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단순히 사람에 대한 협박 문제로만 바라보지 않았다. 정 부장판사는 해당 사건에 대해 “피고인이 캣맘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그만두지 않으면 이들을 해치거나 피해자들도 가만두지 않겠다는 취지로 16차례나 협박을 한 사안”이라고 정의했다.

재판부는 협박 내용과 횟수 등 죄질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했으나 “피고인이 대학생으로 초범이며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혈액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아버지가 길고양이 울음소리로 고통을 호소하자 범행에 이르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동물권 행동 카라는 피해자의 고통과 두려움에 대한 내용이 판결문에 언급되지 않은 점을 들며 “피해자가 살해 협박을 당한 장소는 피고인의 거주지와는 거리가 떨어진 한강공원 구석진 곳으로 고양이 울음소리 문제를 양형의 유리한 정상으로 인정한 것 또한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캣맘을 협박한 죄로 집행유예가 선고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년간 캣맘을 협박해 ‘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처벌받은 사례는 1차례밖에 없었다. 이마저도 위험한 물건인 골프채를 휴대하고 협박을 했기 때문에 ‘특수협박’으로 벌금형이 선고됐다.


고양이를 죽이겠다며 인질로 삼아 캣맘을 협박하는 사례에 대해선 여전히 처벌이 어렵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제3자 법익을 침해하겠다는 내용의 해악 고지에 대해 “피해자 본인과 제3자가 밀접한 관계에 있어 그 해악 내용이 피해자 본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킬만한 정도의 것”이라면 협박죄 성립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제3자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고양이는 법 체계상 ‘물건’으로 보기 때문에 성립되기 어렵다. 또 캣맘이 길고양이를 본인 소유로 키우는 것이 아니기에 길고양이와의 밀접한 관계를 입증하기 힘들다.


한재언 동물자유연대 변호사는 “이번에도 캣맘 자체에 대한 협박으로 이 정도 형량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고양이 인질 협박을 입증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고 말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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