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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타국서 독립자금 보낸 ‘하와이 이민 1세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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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해군사관학교, 오는 11월 30일까지 무료 연합특별전시

 만리타국서 독립자금 보낸 ‘하와이 이민 1세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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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창원대학교 박물관과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이 한미수교 140주년과 하와이 이민 120주년을 기념해 ‘잊혀진 이야기, 역사가 되다-하와이 이민 1세의 묘비로 본 삶의 궤적’ 연합특별전시회를 마련했다.


창원대 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초기 하와이 이민자들의 묘비 탁본이 최초로 공개된다.

당시 여권, 선박 승선자 명부, 독립운동 의연금 기부자 명단, 사진 신부 등도 전시된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이 소장한 보물인 안중근 의사 유묵 ‘임적선진 위장의무(臨敵先進爲將義務)’와 ‘청초당(靑草塘)’도 볼 수 있다.


1902년 12월 인천항에서 갤릭(Gaelic)호를 타고 하와이로 떠난 121명의 한국인은 대부분 사탕수수밭에서 일했다.

이들은 고달픈 타국살이에도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하며 내 나라 독립을 기원했다.


한인회와 군대를 조직했고 안중근 의사 구명을 위한 변호사 비용과 유족 구제비용을 조달하고자 독립운동의연금 모금에도 나섰다.


이민자들이 버는 평균 하루 일당은 0.7달러. 입에 풀칠하기도 부족한 금액이었으나 적게는 0.25달러에서 많게는 3달러까지 모아 독립투사를 구하고자 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며 하나둘 생을 마감했고 서로의 삶을 남기고자 시멘트가 채 굳기 전에 손가락이나 못 등으로 이름을 쓴 비석을 무덤가에 세웠다.


창원대 박물관은 이들의 이야기가 점차 잊히고 변변한 묘비조차 없었던 무덤 역시 방치되거나 사라지는 것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대학 박물관은 2019년 창원대 지역미래링크센터와 하와이 현지 조사를 통해 1세대 한인 이민자들의 흔적을 쫓았다.


1세대 한인 이민자들의 묘비를 탁본하면서 관련 자료를 수집했고 후속 연구를 거쳐 ‘죽은 자의 트랜스내셔널 공간:하와이 빅아일랜드 초기 한인 이민자 묘비’란 제목의 보고서를 간행했다.


올해 다시 하와이 현지 추가조사를 한 박물관은 더 많은 묘비 탁본과 관련 자료를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전시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호영 창원대 총장은 “하와이 이민자 묘비 조사 사업은 지역 국립대가 할 수 있는 매우 가치 있는 일이며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해군사관학교와 함께 지역사회를 위한 교류 협력 사업이 더욱 활발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상민 해군사관학교 교장은 “독립운동가이자 대한의군 참모 중장이었던 안중근 장군의 유묵 임전선진위장의무는 적을 맞아 먼저 나아가는 것이 장수 된 자의 의무라는 뜻으로 군인이자 장교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을 잘 드러냈다”며 “이 유묵이 하와이 한인 이민자들의 묘비 탁본, 그들이 안중근 장군을 위해 의연금을 기부한 자료와 함께 전시돼 매우 뜻깊다”라고 했다.


이윤상 박물관장은 “안중근 의사의 유묵과 함께 하와이 이민 1세의 삶의 궤적을 확인할 수 있는 다채로운 전시”라며 “잊혀 가는 이야기를 역사로 복원하려는 박물관 연구원들의 노력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했다.


현지 조사단장인 문경희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당시 하와이의 사회·경제사적 상황, 이민자 집단의 정체성, 이민 세대별 언어사용 습관, 이민자들의 출신 지역 등 그들의 삶과 죽음을 알 수 있어 하와이 이민사 연구에 하나의 실마리를 제시할 수 있는 전시자료”라고 강조했다.


현지 조사를 담당한 김주용 학예실장은 “이번 전시는 탁본, 선박 명부, 여권 발급기록, 사진 신부 기록 등 여러 자료를 통해 묘비의 주인공을 확인한 최초의 연구 결과이자 새로운 하와이 이민사 연구의 성과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특별전은 오는 11월 30일까지 진행되며 매주 월요일에서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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