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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없어 죽었다'막말 의사 비판 전단…대법 "명예훼손 아냐"

최종수정 2022.08.19 08:04 기사입력 2022.08.19 07:10

대법, ‘표현·언론의 자유’ 폭넓게 인정한 판결 잇따라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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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표현의 자유 및 언론의 자유의 중요성을 보장해 명예훼손죄의 지나친 확장을 경계하고 성립 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대법원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의료사고로 모친을 잃은 A씨는 수술 의사가 ‘돌팔이 의사가 수술한 건 운이 좋아 살았고 자기가 수술한 건 재수가 없어 죽었다’는 막말을 했다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단을 병원 앞에서 배포했다.


1심은 A씨가 허위사실 적시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으나, 2심은 A씨가 사실을 적시했다고 보고 벌금 50만원으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명예훼손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의 전단 배포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의사가 유족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환자 생명을 경시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 감정적이고 모욕적인 언행을 했다"며 "의료인의 자질과 태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판시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고등학교 동창 10여명이 참여하는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공연히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사건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1·2심은 피고인에게 벌금 5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이 게시글은 채팅방에 참여한 동창들로 구성된 사회집단의 이익에 관한 사항"이라며 "동창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려는 목적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했다.


또 대법원은 빌라 관리자 부부가 누수 공사가 늦어지는 이유를 전화로 설명하며 세입자를 탓했다가 기소된 사건에 대해서도 전파 가능성과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1·2심은 이들 부부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명예훼손 혐의를 무죄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으로서 공연성이나 비방의 목적은 엄격하게 해석돼야 하고, 위법성조각사유로서 형법 제310조의 공공의 이익이 문제 될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를 보다 넓게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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