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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된 상호금융 이사장…40년 연임한 80세 조합장도

최종수정 2022.08.18 13:14 기사입력 2022.08.18 10:31

황제처럼 집권하는 상호금융 이사장들
군수→이사장→지방의원→이사장 꼼수
바지 이사장 앉히고 사퇴시켜 재출마해
주무부처 제각각 달라 제도개편 어려워

왼쪽부터 신협, 농협, 수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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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A 협동조합에서는 연임이 끝난 이사장이 지역 내 군수로 출마했다. 군수에 당선된 후 임기가 끝나자마자 다시 조합으로 복귀해 임기를 채웠다. 이후 지방의원 선거에 출마해 정치생활을 이어간 뒤 또다시 조합에 돌아와 이사장을 역임했다. ‘비상임’이면 조합장이어도 연임규정이 없다는 조항을 노려 수십년간 이사장 자리를 유지했다.

B 조합에서는 이사장이 두 번의 연임을 끝내고 새로운 이사장을 뽑았다. 그런데 새 이사장은 돌연 사퇴를 선언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이뤄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은 직전 이사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의 임기는 직위에서 물러난 자의 남은 임기로 계산한다는 법 해석을 이용한 일종의 꼼수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상호금융권의 지배구조 현황을 전수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상호금융권 임원들이 감시망을 피해 수십년간 꼼수를 부려온 사례가 속출했다. 금융당국은 허술한 지배구조 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협·수협·농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에서 규제망을 회피해 장기간 연임하는 사례가 발견됐다. 업권별로 대부분 연임제한 규정을 두고 있음에도 일종의 꼼수를 활용해 장기집권한 셈이다. 일부 업체 중에서는 조합장이 37년간 연임하면서 10선을 하거나, 80세가 넘어서도 이사장직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이유로는 제도적 미비점이 있다. 현행법에서는 모든 상호금융권이 임기 4년과 두 차례 연임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농협법과 산림조합법에서는 ‘상임인 경우’로 단서를 두고 있다. 비상임 조합장을 선출하면 사실상 연임제한 규정에 구애받지 않고 임기를 이어나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전국 1118개 지역 농·축협 중 462개(41.3%)가 비상임조합장 체제다.


사유화된 협동조합…"조합원 단체를 개인이 좌지우지"

시장감시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대형은행의 경우 금융그룹의 지원과 감시를 받고 시장의 주목도도 높다. 꼼수로 최고경영자가 연임규정을 무력화시키면 지주사 주주나 금융감독당국의 즉각적인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역에 있는 상호금융권은 숫자가 많고 덩치가 작아 일일이 견제하기 힘들다. 신협과 농협, 새마을금고의 조합·금고 수만 합해도 7000개에 육박한다.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협동조합이 사유화됐다고 본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법적으로 연임규정이 다른데도 갖가지 방식으로 조합에서 수십년간 이사장 직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조합원의 회사를 개인이 자기 것처럼 운영한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대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상호금융권의 경우 주무부처가 모두 다르다. 신협은 금융위원회가 맡는데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가 담당한다. 농협(농림축산식품부), 수협(해양수산부), 산림조합(산림청)도 담당 부처가 제각각이다. 소관부처가 다르다 보니 근거법령도 제각각이다. 상호금융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해관계가 다른 여러 부처의 입장을 조율하고 법을 바꿔야 한다.


지배구조를 옥죈다고 해도 똑같은 꼼수가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연임 임기를 끝낸 뒤 바지 이사장을 앉히고 고문역을 맡아 고액연봉을 채우는 관행 등을 법조문으로 하나하나 규제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렇다고 단임제를 추진하게 되면 중·장기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고 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가 나온 지 반년이 넘었지만 상호금융권 지배구조 개편안은 요원한 상태다. 지난달 이뤄졌던 2022년 1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에서도 상호금융권 지배구조 문제는 안건에 오르지 못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회를 통해 법적 제도개편이 한 번에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추진할만한 동력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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