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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대신 무역 선택했나?…"美상무부, 대중 기술 수출 대부분 승인"

최종수정 2022.08.17 07:33 기사입력 2022.08.17 07:3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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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이 중국과 기술패권 경쟁을 벌이며 첨단기술 유출을 막겠다고 분주하지만 정작 민감한 기술 관련 수출은 대부분 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수출 규제 정책을 주도하는 미 상무부가 국가안보보다 무역 이해관계를 우선순위에 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美, 對中 기술 수출 승인률 94%"

WSJ는 미 상무부 자료를 바탕으로 2020년 기준 미국의 대중 수출 1250억 달러(약 164조 1250억 원) 중 미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기술 관련 품목이 0.5% 미만이었다고 전했다. 이 중 94%에 해당하는 2652건의 대중 기술 수출 신청은 승인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이 승인률은 88%로 하락했지만 데이터 보정 과정 자체가 차이가 있어 실제 이 비율이 줄었다고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WSJ는 "이로 인해 미국이 지속적으로 중국에 반도체, 항공우주 부품,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수출해왔다"면서 일부 비평가들은 미 역대 행정부에서 이뤄져 온 이러한 판매가 중국의 군사 기술 진보를 만들어왔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WSJ는 오랫동안 고민이 돼 왔던 이슈인 미국의 수출 규제가 이제는 가장 강력한 적을 두고 얼마나 많은 무역을 지속해야 할 지를 두고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부터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까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지만 유엔(UN)이 집계한 중국 무역 자료에 따르면 미국으로부터 반도체 장비 수입한 규모는 2017년 26억 달러에서 지난해 69억 달러로 확대됐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반도체 장비가 중국으로 수출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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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의 대중 기술 수출 승인은 상무부, 국방부, 국무부, 에너지부 등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결정하지만 그 중에서도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상무부 측은 중국과의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경쟁 관계에 초점을 맞춘 것이며 수출 규제 결정은 관계부처와 함께 만드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中은 美가 직면한 최대 위협…경제 관계 관련 컨센서스 부족"

전문가들은 미 상무부가 부적절하게 국가안보보다 미국의 무역 이해관계에 더 우선순위를 두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에서 대중 수출규제 분석을 담당하던 스티브 쿠넨이 군사적 이용 가능성이 있는 기술 수출 면허 승인율이 너무 높은 것은 정책적 실패의 증거라면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상무부에서 수출규제 업무를 이끌었던 미라 리카르델은 WSJ에 "중국은 우리가 직면한 최대 위협이라 생각한다"라면서 "미·중 관계가 경제적으로 어떻게 돼야 하는지에 관해 미 정부 내에 컨센서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지낸 매슈 포틴저도 "(BIS가) 미국의 국가안보 보호라는 임무와 수출 증진이라는 상무부의 목표를 조화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에 대한 딜레마가 가장 심각하다"라고 비판했다. 포틴저 전 부보좌관은 2019년 말 백악관 상황실에서 BIS 관리들을 소집해 특별회의를 열어 이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정책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WSJ는 전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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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판에 대해 테아 로즈먼 켄들러 상무부 수출규제 담당 차관보는 "우리는 미국의 기술 리더십을 증진하고 있다"라며 수출 승인 결정에 대해 관계 부처들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그런 경우가 많지 않다고 반박했다. 2021회계연도 중 4만1000건 이상의 승인 요청이 있었는데 이 중 이의제기 된 건은 57건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대중 기술 수출을 까다롭게 규제하면 독일, 일본, 한국 등 동맹국들이 그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염려한다고 WSJ는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 상무부 고위 관리였던 케빈 울프는 "수출 규제가 효과적이려면 동맹국들도 우리와 같은 규제를 적용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협력은 조정하는 데만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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