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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카메라 천국] 지하철, 화장실, 도서관, 탈의실…안전지대는 없다

최종수정 2022.08.16 14:39 기사입력 2022.08.16 07:00

공공장소뿐만 아니라 개인적 장소에서도 빈번하게 발생
불법촬영 처벌 강화됐지만…온라인상 몰카 범죄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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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오규민 기자] 전직 경찰관 A씨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청주청원경찰서 모 지구대 2층 남녀 공용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뒤 동료 여경을 불법 촬영했다. 몰카는 지난해 12월16일 동료 여경에 의해 발견됐다. 경사 계급이던 A씨는 같은 달 29일 파면됐고, 청주지법 형사4단독 남준우 부장판사도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달 초에는 지하철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대전 지역 공무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의 한 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하던 공무원 B씨는 지난 5월 대전의 한 지하철역 주변에서 여성들의 신체 일부를 동의 없이 휴대폰으로 촬영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는데, 경찰은 A씨의 휴대폰에서 같은 직장 여성 동료들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사진 수십장도 발견했다.

더 이상 몰카 안전지대는 없다. 지하철과 화장실을 비롯한 공공장소는 물론 숙박업소나 집 등 개인적인 장소에서도 몰카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누구나 몰카를 걱정할만큼 불법촬영 대상도 광범위하게 넓어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소속 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8호선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올해 4월까지 약 2년 4개월 동안 총 5284건의 범죄가 발생했는데, 성 관련 범죄가 1751건(33.1%)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1호선과 6호선을 제외하면 모든 노선에서 절도보다 성범죄 비중이 더 높기도 했다.


2019년 ‘버닝썬 게이트’, ‘위디스크 등 웹하드 카르텔’ 등 불법촬영물 문제가 공론화된 이후 불법촬영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이 강화되고 있다. 2020년 개정된 성폭력처벌법은 촬영대상자의 신체부위를 촬영한 사람의 징역 상한을 5년에서 7년으로, 벌금형 상한을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렸다. 법무부도 지난 4월 불법촬영 피해 등 인격권 침해에 대한 정신적 손해가 폭넓게 인정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불법으로 동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이 29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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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2020성범죄백서에 따르면 2013년 412건에 그치던 불법촬영 건수는 2018년 약 6배 증가한 2388건에 달하는 등 날이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다. 대구에서는 최근 입시 학원 강사가 여자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불법 촬영한 혐의로 구속됐다. 피해자만 수강생을 비롯해 10명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안양시에서도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 여직원 화장실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초등학교 교장이 징역 2년형 확정 판결 받았다.


몰카 범죄로 인한 피해는 1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불법촬영물들은 온라인 등에서 확산되며 피해자에게 제2, 제3의 피해를 끼친다. 각종 음란사이트에도 공공장소는 물론 숙박업소 등에서 찍힌 불법촬영물들이 숱하게 업로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복을 입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불법촬영 영상, ‘지인 제보’로 통용되는 주변 지인의 일상 사진을 허위 정보와 함께 올린 게시물 등도 다수 발견된다. 불법촬영물이 올라오는 음란사이트들의 경우 대다수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경찰 수사도 쉽지 않다. 최근 온라인상의 불법촬영물 거래가 암호화 이메일과 암호화폐를 통해서만 은밀하게 이뤄지는 탓에 피해 여부를 특정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이에 따라 정부도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 입법과 함께 11개 부처 합동으로 디지털성범죄 근절대책을 마련했다. 전년도 매출액이 10억원 이상이거나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와 웹하드사업자를 대상으로 불법 촬영물을 필터링 하기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의무화 했다. 불법촬영물이 '음란물'에만 한정되는 게 아닌 만큼 일상적인 장면들이 포함될 수 있는데, 이를 걸러내는 과정에서 비슷한 모습의 일반 촬영물이 오검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도 정부는 사후식별은 정책의 취지를 퇴색시킬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당장의 완벽한 검출은 어렵더라도 불법촬영물의 특징 영상을 잡아내는 시간 간격을 좁히는 등 지속적으로 기술적 방법들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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