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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과학법' 도래…시사점과 대응 방안은

최종수정 2022.08.14 19:18 기사입력 2022.08.14 11:10

KIET '미국 반도체와 과학법의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 발간
"시스템 반도체 육성 필요…탈 대만 카드 활용해야"

반도체와 과학법 개요표 [출처=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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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미국이 첨단 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 고립을 가속하면서 경쟁 우위를 두고자 칩4 카드와 함께 366조원 규모의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내놨다. 미·중 패권 경쟁이 지속하는 가운데 새로운 냉전의 신호탄이 된 법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이에 대응하려면 국내 반도체 산업 지원을 주요국 수준으로 높이면서 유망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를 육성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미국과 유럽이 대만 의존도를 줄이려 하는 만큼 이를 활용해 사업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 '반도체와 과학법' 9일 서명…반도체 산업에만 520억달러 투입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미국 반도체와 과학법의 정책적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미·중 패권 경쟁 가운데 경제 및 산업 안보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야심이 담긴 반도체와 과학법의 주요 내용을 담았다. 국내 대응 방안도 모색했다.


반도체와 과학법은 미국 상원 안인 ‘미국혁신경쟁법(USICA)’과 하원 안인 ‘미국 경쟁법(America COPETES Acts)’의 조율로 탄생한 법이다. 미국 양원과 양당은 1년여간 논의 끝에 해당 법을 내놨다. 반도체 산업과 첨단 기술 및 기초과학 연구·개발(R&D) 등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로 예산은 2800억달러(365조6800억원)다. 7월 미국 의회를 통과한 데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해당 법에 서명하면서 본격적인 시행을 앞뒀다.


해당 법은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 지원(390억달러, 50조9340억원)과 첨단 반도체 R&D 지원(110억달러, 14조3660억원) 등 반도체 산업에만 총 527억달러(68조8262억원)를 지원한다는 ‘반도체 지원법(CHIP Act)’을 포함해 주목을 받았다.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25% 세액공제를 지원하는 ‘반도체 촉진법(FABS Act)’도 함께다. 세액공제로 10년간 240억달러(31조3440억원) 상당의 지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관련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향후 10년간 중국 등에서 반도체 제조 시설 확충을 포함한 투자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가드레일 조항을 뒀다.

1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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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과학법은 또 기초과학과 인공지능(AI) 및 연관 첨단 산업 R&D에 총 810억달러(105조7860억원)를 투입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대중국 기술 경쟁력 우위 확보 등의 과제를 제시한 미국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NSCAI) 보고서를 상당 부분 채택한 결과다.

R&D를 집중할 10대 핵심 기술로는 ▲AI ▲고성능컴퓨팅(HPC) 및 반도체 ▲양자 정보 과학 ▲로보틱스 및 첨단 제조업 ▲자연재해 예방 및 대비 ▲첨단 통신 ▲바이오, 우전학, 합성생물학 ▲데이터, 분산원장, 사이버보안 ▲첨단 에너지(배터리, 원자력) ▲첨단 소재 등을 꼽았다. 여기에 유치원 이전 단계부터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교육 과정 전주기에서 과학과 기술, 공학, 수학(STEM) 분야 교육을 강화하고자 내년부터 2027년까지 130억달러(16조9780억원)를 투입한다는 계획도 포함했다. 향후 5년 내 STEM 분야 대학원 장학금을 3000개 이상 신설할 예정이다.


KIET "시스템 반도체 육성 필요…탈 대만 카드 활용해야"

KIET는 보고서에서 반도체와 과학법에 대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전략 독트린 갱신에 이어 미·중 기술 패권 경쟁 및 경제·산업 분야 신냉전의 본격적 신호탄”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가 경쟁력이 곧 과학기술과 첨단 산업의 경쟁력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새삼 재조명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분업 체계가 2025년경 구조적 전환기에 돌입한다는 전망도 더했다.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와 과학법 영향으로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기로 한 삼성전자와 미국 신규 투자 계획을 밝힌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본다. 세액 공제 등의 혜택을 얻을 수 있지만 두 기업 모두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두는 등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니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해법 모색이 필요한 때라는 평가다.


KIET는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의 양적 확대와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략 산업이 경제·산업 효과뿐 아니라 미래 국가 경쟁력과 안보 가치를 지니고 있는 만큼 주요국 수준으로 직접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각종 규제와 지자체 인허가 등으로 발생하는 투자 애로를 해소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반도체와 과학법에 포함돼 있는 반도체 지원법 주요 내용표 [출처=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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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전략적 탈(脫) 대만 수요를 선점해야 한다는 전략도 내놨다. 안보 위협을 겪는 대만을 상대로 한 첨단 반도체 의존 현상을 완화하려 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칩 제조뿐 아니라 국내 첨단 후공정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주력 분야인 메모리 반도체의 초격차 유지와 유망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축으로 한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더했다.


특히 미래 수요 시장을 고려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의 산업 성장 전략이 필요한 때다. 기업 차원에선 미래 수요 산업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정부 차원에선 미국, 유럽연합(EU)과의 전략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KIET 설명이다. 국내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 육성과 설계 인력 양성을 통한 시스템 반도체 산업 생태계 육성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KIET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 전략 입안 시 AI 연관 첨단 산업과 차량용 반도체 등 미래 수요 산업에 대한 초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자동차, 조선, IT 등 주력 수요 산업과 연계, 협력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수준에서 미래 유망 신기술 제품과 서비스 시장 성장에 대한 정보 수집 및 선제 대응 체계 마련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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