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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도 "환불 안됩니다"…골프장 절반이 표준약관 안지켜

최종수정 2022.08.16 09:46 기사입력 2022.08.12 16:33

우천시 표준약관 환급 기준 미준수율 44.1%
한국소비자원·공정위 "표준약관 개정 추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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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서희 기자] 최근 쏟아진 집중 호우로 악천후 시 골프장 이용 규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골프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스포츠로 기상 조건이 플레이어와 종업원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의 권익을 보장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는 골프장 표준약관을 마련했지만, 사실상 권고 사안에 그치는 탓에 준수율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폭우 쏟아져서 못치는데 "환불 안됩니다"…환급 규정 미준수율 44.1%

지난 5월 안갯속에서 골프 진행을 강행하던 한 남성이 건너편에 있던 경기 보조원을 공으로 맞춰 다치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용객은 플레이 도중 골프장 측에 골프 중단 의사를 밝혔지만, 골프장 측이 무전으로 코스를 안내하는 등 편의를 봐주겠다며 이용을 권했다고 증언했다.

최근 경기도 포천의 한 골프장을 방문한 최동희씨(46)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최씨는 18번 홀 가운데 8번 홀을 시작할 즈음 갑작스럽게 비가 내려 경기를 중단하고 나머지 11개 홀에 대한 이용료 환급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최씨는 “당시 골프장 측은 자사 규정에 따라 환급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면서 “비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든 상황이라 결국 플레이를 포기하고 카트비 5만원만 돌려받고 왔다”고 말했다.


표준약관 규정은 있는데…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골프장 홈페이지 모습. 골프장 이용 표준약관에 따르면 주중 취소일 경우 예약일 3일 전, 주말 취소일 경우 예약일 4일 전까지 취소할 수 있으나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 [사진=화면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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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많이 끼거나 폭우가 내리는 등 기상 조건이 좋지 않으면 이용객은 경기 도중이라도 이용을 중단하고 요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골프장 이용 표준약관’에 따르면 강설·폭우·안개 등 천재지변이나 불가항력적 사유로 경기를 중단할 시, 미 이용 홀에 대한 이용료가 환급된다. 단 한 홀도 진행하지 못한 경우 제세공과금 및 클럽하우스 시설이용료를 제외한 금액이 전부 환급되고 2홀부터는 18홀을 기준으로 전체 이용 금액 가운데 비례하는 금액만큼 돌려주는 식이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2월부터 한 달간 골프장 170곳(대중제 85곳, 회원제 85곳)을 대상으로 골프장 약관 이행실태를 조사한 결과, 환급 규정을 표기하지 않았거나 기준보다 적게 환급한 곳이 44.1%인 75곳에 달했다. 조사 대상의 절반 가까운 곳이 공정위가 권고한 표준약관을 지키지 않은 셈이다.


눈이나 우천 등 천재지변에 의한 사유가 아닌 이용객의 '임의 취소'에 대한 규정 역시 지키지 않는 곳이 많았다. 골프장 이용 표준약관에 따르면 소비자는 평일일 경우 예약일 3일 전까지, 주말일 경우 4일 전까지 위약금과 같은 별도의 불이익 없이 예약을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무료 취소 기간을 준수하는 골프장은 평일 기준 22곳(13%), 주말 기준 47곳(27.8%)에 불과했다. 심지어 위약금으로 이용료 전액을 받는 곳도 있었다.


전문가들 "소비자 보호 강화 방안 마련해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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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표준약관을 따르지 않는 골프장이 많은 것은 이를 어겨도 처벌이 없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도 증가하는 추세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 공동으로 골프장 이용 관련 소비자 상담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미사용 요금 환급 거부’가 297건(18.3%)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4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골프장 소비자 불만 건수는 총 1627건으로, 지난해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해마다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첫해인 2020년엔 전년 대비 38.2% 급증했다.


한국소비자원은 골프장 이용 표준약관을 개정해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양종현 한국소비자원 조사관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골프장 이용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많다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사업자들이 준수 가능한 선에서 소비자 권익을 보장할 수 있도록 공정위 측에 표준약관을 개정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 개입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표준약관이 있는데 사업자가 지키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개입을 통해 이를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게 맞다”면서 “표준약관은 공정위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을 담은 것인데, 만들어 놓기만 하고 수수방관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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