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2분기 매출도 6조원 이상…흑자로 날아 오르나(종합)

2분기 매출 50억3782만달러…전년 比 27% ↑

쿠팡이 올 2분기에도 1분기에 이어 6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적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7% 줄여 분기 영업손실이 상장 이후 최저인 100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핵심 사업인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의 수익성을 대폭 개선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동안 공격적인 투자로 적자를 이어오던 쿠팡이 흑자 경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쿠팡은 올해 2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50억3782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분기 평균환율 1261.37원을 적용하면 한화로 6조35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현재 환율 1305원 기준으로는 6조5743억원이다. 영업손실은 6714만달러(이하 분기 평균환율 기준, 약 84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줄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67.3%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쿠팡 주가는 이날 4.11% 오르며 19.76달러로 마감했으며 장중 20달러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쿠팡 주가가 2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4일 이후 4개월 만이다.

◆본격 ‘흑자경영’ 시동=쿠팡은 지난해 3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 이하의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쿠팡의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는 6617만 달러(835억원)의 흑자를 냈다. 2014년 로켓배송 시작 이후 첫 흑자다. 앞서 지난 1분기엔 로켓배송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에서만 흑자를 냈는데 이번에 회사 전체로 흑자 기조가 확대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지난 수년간 수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 물류센터와 배송캠프를 구축한 효과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0년 창립 후 12년간 지속된 ‘만년 적자 기업’에서 이익을 내는 이커머스 기업으로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오는 2024년 쿠팡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이번 2분기 실적은 장기적인 비즈니스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일부에 불과하다"며 "상장 이후 매 분기마다 이커머스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있으며, 이번에도 예외가 없었고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말했다.

◆와우 멤버십 투자 효과=김 의장은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풍부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와우 멤버십 투자 등을 2분기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꼽았다. 유료 멤버십 투자에 따라 쿠팡의 1인당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고 쿠팡에서 제품을 한번이라도 산 활성 고객 수도 전년 대비 5% 늘었다.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에 따른 이익 증가분은 올 3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김 의장은 "고객을 위한 빠른 로켓배송과 쿠팡플레이, 특별 할인 등 와우 멤버십 서비스에 2분기에만 5억달러를 투자했다"며 "와우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삶을 바꾸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로켓배송 런칭 이후 지속적인 물류 인프라 기술 투자로 각종 비용을 절감한 효과도 이번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쿠팡의 전국 물류 인프라 규모는 2020년 말 70만평에서 지난해 말 112만평으로 늘었으며, 이는 여의도 면적(87만7250평) 보다 28% 큰 것이다. 물류센터 확대와 동시에 쿠팡은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낮추고 효율성은 높이는 다양한 인공지능(AI) 기반 물류 자동화 기술도 도입했다. 김 의장은 "물가 상승 기조에도 불구하고 기술과 물류 자동화에 대한 투자 등이 이번 실적을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