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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제국]"어제는 명품백 사고 오늘은 택배 보내는 곳…新 도시 지배자"

최종수정 2022.08.12 07:00 기사입력 2022.08.11 14:00

①생활 밀접형 서비스 응축…편의점, 새로운 도시 인프라로

근거리·상품 구색 다양화·1~2인가구 증가·코로나19 장기화
대형마트 매출 넘어선 편의점…유통산업 지형 변화
생필품 판매 넘어 백화점, 은행, 주민센터, 우체국 등으로 역할 확대
5만개 편의점+온라인 활용 구독 및 예약 판매…젊은 충성고객 강화
2030 매출 비중 60%↑…"미래세대 영향력 더 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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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도시를 밝히는 불빛, 편의점이다. 전국 편의점은 5만여 개로 인구 1000명당 1개 꼴이다. 도시뿐 아니라 전국 시군구 단위에 촘촘히 자리했다. 국토 최남단 섬인 마라도와 동해 바다 위 상징성을 띤 독도 옆 울릉도에도 편의점은 불을 밝히고 있다. 편의점을 밝히는 불빛을 연결하면 우리나라가 하나의 거대한 거미줄처럼 빈틈없이 연결된다. 촘촘한 편의점 네트워크는 생활 필수품을 파는 집 앞 가게에 그치지 않고 영역을 확대하면서 진화 중이다. 취급 품목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명품을 비롯해 이동형 주택, 전기차까지 편의점 판매 리스트에 올라왔다. 식당, 카페, 백화점, 은행, 우체국, 주민센터, 파출소의 역할마저 흡수했다.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한정판 상품을 사들이기 위해선 편의점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는 필수다. 온라인과 모바일 문화에 익숙한 2030세대는 이를 알뜰히 활용해 제 몫을 챙긴다. 10대에겐 편의점이 과거 문방구를 대체하는 ‘소비 놀이터’다. 신상품을 가장 먼저 맛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는 문화는 10대들 사이에서 익숙하다. 하루라도 이용하지 않으면 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로 편의점은 다방면에서 우리 생활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있다. 이같은 변화는 유통 산업 지형도마저 바꾸고 있다. 지난해 편의점 매출은 대형마트 매출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전통 유통 채널부터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유통업계 핵심 경쟁력으로 꼽고 있는 물류 및 배송 인프라 면에서도 편의점은 강점을 갖췄다. 목 좋은 곳에 자리한 점포망을 물류의 중간 기지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최근 편의점은 자율주행 로봇과 드론을 활용, 지역과 거리의 한계를 극복한 최첨단 배송을 시도 중이다. '편의점이 도시를 지배하는 세상, 편의점 제국'은 더이상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우리 삶에 깊숙하게 침투한 편의점은 어디로 진화하고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지금 그들은 어떤 큰 그림을 그리면서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다음은 ‘도시 생활자’ 김편의(가명)씨가 일주일 간 들른 곳이다. 이곳은 어디일까.

1. 눈여겨 봤던 명품 클러치, 큰 맘 먹고 ‘나를 위한 선물’을 구입한 곳

2. ‘골린이(초보 골퍼)’로 비싼 골프용품을 한 번에 사기 부담이어서 대여를 위해 찾은 곳

3. 외출했다 자주 쓰는 체크카드가 먹통이 돼 급하게 들러 다시 발급 받은 곳

4. 생일을 맞은 지방 사는 친구를 위해 택배를 발송한 곳

5. ‘런치플레이션(점심값 인플레이션)’ 시대에 밥 사먹고 커피 마신 곳


1번부터 5번까지 순서대로 백화점, 렌탈숍, 은행, 우체국(택배사), 식당 및 카페가 떠오르겠지만, 틀렸다. 서울에선 ‘생얼’에 슬리퍼를 끌고 닿을 수 있는 거리에 대여섯개까지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곳, 멀게는 제주도 넘어 마라도까지 일찌감치 자리잡은 곳, 정답은 모두 ‘편의점’이다. [관련기사] '편의점 제국'


◆대형마트 매출 넘어선 편의점…유통산업 지형 변화

전국 5만 편의점 시대다. 편의점 1개당 인구 수는 1000명에 불과하다. 특히 매장이 집중된 서울 등 도시에선 하루에도 몇 번씩 들르는 곳으로 생활에 깊숙하게 침투해 있다.

편의점이 새로운 도시 인프라로 진화하면서 유통 산업 지형도 변화하고 있다. 집, 학교, 사무실 등 생활 반경 내 위치했다는 점, 상품 및 서비스 구색이 다양화했다는 점, 소포장 간편 상품을 선호하는 1~2인 가구가 증가했다는 점 등은 편의점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늘게 만들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시켰다.


CU에서는 올해 들어 7월20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농축수산 매출이 39.5%, 채소가 31.4%, 과일이 28.8%, 양곡이 17.5%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GS25에서는 채소 매출이 52%, 축산이 45.9%, 과일이 39.1% 각각 늘었다. 길을 가다 잠깐 들러 음료를 구매하는 곳을 넘어 집앞 장보기 채널로서의 기능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 속 지난해 편의점 매출은 대형마트 매출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 매출이 전체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5.9%로 대형마트 3사( 이마트 ·롯데마트·홈플러스) 15.7%를 추월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로만 보면 백화점(32.9%), 편의점(30.7%), 대형마트(30.4%) 순이었다. 2020년 이 같은 순으로 재편된 후 지난해 역시 편의점 매출은 전년 대비 6.8% 늘었으나 대형마트는 2.3% 감소했다. 올해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부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편의점 매출은 10.1% 늘어난 반면 대형마트 매출은 1.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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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밀접형 서비스 응축…편의점, 새로운 도시 인프라로

업계에선 편의점 역할 확대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이 간편 먹거리와 생활 필수품 판매를 넘어 식당, 카페, 은행, 주민센터, 우체국, 꽃집 등으로 역할을 확대, 생활 밀접형 서비스를 응축하면서 ‘들러도 되는 곳’에서 ‘들를 수밖에 없는 곳’으로 힘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동형 주택과 전기차. 편의점 업계가 올 추석을 앞두고 선보인 상품이다. 편의점의 취급 품목과 가격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CU는 올해 추석 선물로 가격이 1560만원~2265만원인 이동형 주택을 내놨다. 지난해 설부터 이미 팔린 바 있는 상품이다. 최고 290만원 상당의 명품 식물도 한정 수량으로 준비했다. GS25는 7900만원 상당의 초고가 와인 ‘DRC로마네꽁띠2017’과 제주 한달살기 상품 등을 소개했다. 세븐일레븐도 구찌, 입생로랑,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 가방 및 지갑 20여종을 판매한다. 이마트 24는 전기차를 준비했다.


일회성 이색판매 뿐 아니라 백화점, 은행, 주민센터 등의 역할을 대신 하는 생활 밀착형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편의점은 명품을 구매하는 백화점 기능을 대신한다. GS25는 2020년 10월 업계 최초로 명품 상시 판매를 시작, 주 평균 1개 이상의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렌탈숍의 가능도 갖췄다. CU는 게임기, 미용기기, 캠핑장비, 스포츠용품 등 최신 제품 300여종을 대여, 써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과 손잡고 실제 은행 기능을 하는 편의점 점포도 늘고 있다. CU는 서울 송파구를 시작으로 하나은행 금융 특화 편의점을 확대하고 있다. 은행 상담원과 상담 연결을 통해 계좌 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및 보안카드(OTP) 발급 등 영업점을 가야만 처리할 수 있었던 업무들도 이용 가능하다. GS25는 신한은행과 함께 화상상담창구인 디지털데스크, 스마트키오스크 등을 설치, 대출 등 영업점 창구 업무 대부분이 가능한 점포를 늘리고 있다. 101개 기관 공공요금 및 세금 등을 수납할 수 있도록 제휴도 하고 있다.


주민센터 역할도 한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약 1500점에서 민원 문서 출력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주민등록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 같은 기본적 민원서류뿐 아니라 건축물대장, 자동차등록원부, 사업자등록증재발급 등 정부24와 홈텍스, 법원등기소의 각종 민원 서비스 항목이 모두 가능하다. 경찰서와 같은 지역 사회 안전 플랫폼 역할도 담당한다. CU는 실종 예방 신고시스템 ‘아이CU’를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사례자는 지금까지 120여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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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매출 비중 60%↑…미래세대 영향력 확대

편의점은 오프라인 5만여개 매장을 넘어 온라인을 활용한 구독 및 예약 판매를 강화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충성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편의점의 주 고객층은 2030세대다. CU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연령대별 매출 비중은 30대가 30.7%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30.6%로 근소한 차로 2위를 차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성세대가 과거 고정관념에 따라 편의점을 ‘생필품을 비싼 가격에 급하게 사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젊은세대는 편의점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 자주 이용하는 커피, 도시락 등을 구독해 할인가에 소비하고 한정판 상품을 사들이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하고 있다"며 "매출 규모면에선 미미하나 10대 역시 ‘하굣길에 꼭 들러야 할 곳’으로 편의점을 꼽는 등 영향력은 어느 세대 못지 않아, 이들이 주류 세대가 됐을 땐 유통 산업 내 편의점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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