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교육위 업무보고서 교육차관에 "학제개편 언급말라" 쪽지 전달 논란

대통령실 비서관 적힌 쪽지 포착
野 "차관은 허수아비, 대통령실 배후"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권성연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건네받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9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대통령실이 교육부 차관에게 '학제개편은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쪽지 의견을 전달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날 오전 국회 교육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교육부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업무보고에는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전날 사퇴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대신 참석했다.

업무보고가 진행되던 중 장 차관의 책상에 권성연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올려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쪽지에는 “오늘 상임위에서는 취학연령 하향 논란 관련 질문에 국교위를 통한 의견수렴, 대국민 설문조사, 학제개편은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적혀 있었다.

이에 교육위 야당 간사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청와대 비서관 권 비서관이 차관에게 학제개편 언급하지 말라는 메모를 전달을 한 것으로 포착됐다"며 "이게 만약에 사실이라면, 이번에 차관은 여기 와서 허수아비 노릇하고 컨트롤타워는 대통령 비서관들이 그 배후에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장 차관은 "의견이나 메모를 전달 받았지만 그것은 의견일 뿐이고 제가 판단해서 답변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어 회의를 정회, 속개한 뒤 유기홍 교육위 위원장은 "대통령실 비서관이 상임위에 출석해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차관에게 어떤 것은 답변하지 말아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라며 "오늘 업무보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문제인데 거기에 대해서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이 답변하지 마라 하는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자 장 차관은 "김정현 정책기획관이 도착을 못하고 있다고 해서 상황을 메모로 전달했다"라며 "답변의 책임은 제가 지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여당 측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의원의 질의에 대해 "지나친 정치공세"라면서도, "정부도 여기에서 좀 신중을 기하고 주의를 기할 필요가 있겠다"고 당부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