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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가 더 빠르겠다"…강남 쑥대밭 출근차·침수차 '출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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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보다 30분가량 늦어져…도로는 '제자리걸음'
강남 역삼·여의도 회사 일부 재택 방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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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장세희 기자]쏟아진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곳곳이 물에 잠긴 탓에 9일 도로에는 버려진 차들이 방치돼 있었다. 일부 도로와 지하철이 정상 운행에 차질을 빚으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전날 저녁 도로 곳곳에서 물이 허리까지 차오르는 등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 강남 일대에서는 간밤의 폭우에 침수된 차들이 뒤엉켜 멈춰서 도로가 정체를 빚기도 했다.

9일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오전 8시 40분 기준 지하철 9호선 일부 역사의 선로침수 복구 작업 탓에 급행열차는 운행되지 않고 있다. 일반 열차도 개화역~노량진역, 신논현역~중앙보훈병원역 간 구간만 운행되고, 노들역~사평역 구간은 운행하지 않는다. 한강 수위가 높아져 잠수교 양방향도 여전히 차량과 보행자 통행이 금지돼 있다.


도시고속도로 중 경부고속도로 서초→양재, 올림픽대로 여의하류∼여의상류 양방향, 강변북로 마포대교→한강대교, 내부순환로 램프 성수JC방향(월곡진입) 등도 통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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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보다 30분가량 늦어져…도로는 '제자리걸음'

'필사적인 탈출' 이 감행됐던 전날 퇴근길에 이어 이날 출근길에도 혼란은 이어지고 있다.

강남역으로 출근하는 최모씨(40)는 "오전 8시 10분께 곳곳에 버려진 차량이 10여대 정도 보였다"며 "출근길도 평상시보다 30분가량 늦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곳저곳을 돌아돌아 출근했지만 피해를 본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의정부에서 성동구 성수동으로 출근하는 양모씨(34)는 "장평교 구간 출근 차량으로 길이 꽉 막혀있다"며 "달팽이가 차라리 빠를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씨(40)는 “수원에서 강남역까지 가야 하는데, 광역버스 운행텀이 평소보다 10여분 늦어지고 있다”면서 “지하철역도 곳곳 침수돼 출근길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기 지역 일부 회사들은 서울과 회사를 오가는 셔틀버스 운행을 이날 하루에 한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판교 소재 한 게임업체 직원 손모씨(31)는 “도로 상황 탓에 셔틀버스 운행이 안된다고 안내 문자가 왔다”며 “아직까지 재택 근무 전환 공지가 없어 일단 출근길에 나서긴 했는데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강남, 서초 등 서울 전역 차량 침수 피해 사진과 출근길 불편 사진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기록적 폭우로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강남구 역삼동 대기업에 근무하는 정모씨(34)는 "전날 오후 10시께 재택근무 지침이 내려왔다"며 "출근길이 걱정됐는데 재택을 해서 천만다행"이라고 밝혔다. 여의도에 근무하는 이모씨(26)는 "전날 오후 11시께 전 직원 재택근무 방침이 떨어졌다"며 "정상근무를 하라고 했다면 오전 6시에는 집에서 나갔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폭우로 흙탕물이 실내에 들어차 오전 장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도 있었다. 송파구 오금동의 한 카페 직원은 "보통 오전 7시 30분이면 영업을 시작하는데, 오전 내내 매장 정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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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비 집중…도로에 차량 수백대 잠겨 '혼란'

앞서 동작구 신대방동(기상청)에는 전날 오후 9시5분까지 1시간 동안 비가 141.5㎜가 내리는 등 서울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100mm 이상 비가 쏟아졌다. 서울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 118.6㎜(1942년 8월 5일)를 80년 만에 넘어섰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오전 6시 현재 중부지방 강수량은 서울 421.0㎜ 옥천(양평) 392.0㎜ 산북(여주)㎜ 385.5 경기광주 385.5㎜ 등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곳곳에서는 침수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2호선 삼성역과 사당역, 선릉역, 3호선 대치역, 7호선 상도역, 이수역, 광명사거리역에서는 누수가 일어나는가 하면, 9호선은 동작역이 침수돼 폐쇄됐고, 1호선 영등포역의 경우 하행 운행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퇴근 시간인 오후 8시를 전후로 강남권에 비가 집중되면서 도로에 차량 수백대가 물어잠기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오후 8시께 지하철 2호서 강남역 일대의 차로에 빗물이 30㎝ 이상 차오르면서 인도까지 물이 넘치는가 하면, 신분당선 근처 맨홀에서는 빗물이 역류했다.


강남역과 고속터미널역 지하상가 상당수가 침수됐고, 삼성동 코엑스몰과 반포동 파미에스테이션 일부 매장도 물에 잠겼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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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7명 사망'…전날 화재 대응 공백에 경찰 직접 대응도

폭우로 인한 인명사고도 발생했다. 중대본은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가 9일 오전 6시 현재 사망 7명(서울 5명·경기 2명), 실종 6명(서울 4명·경기 2명), 부상 9명(경기) 등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소방당국과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침수 피해가 컸던 강남 일대 인명피해는 없었다. 서울 동작구에서 전날 오후 6시50분께 호우로 쓰러진 가로수 정리 작업을 하던 60대 구청 직원이 감전으로 인해 사망했고, 관악구에서도 오후 9시7분께 침수로 반지하에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경기 광주시에서는 버스 정류장 붕괴 잔여물 밑에서 1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도로 사면 토사 매몰로 다른 1명이 사망했다. 실종자는 서초구 지하상가 통로 등 서울에서 4명이 나왔고, 경기 광주시에서는 하천 범람으로 2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한편 전날 서울 강남권 일대에 피해가 몰리면서 여타 지역의 소방 대응이 어렵기도 했다. 소방당국과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30분께 광진구 가양동 신축 건물에서 불이 났지만, 소방 대응 인력이 부족해 경찰이 직접 불을 끄러 출동하기도 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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