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강원공장 맥주 출고 재개…"내일은 필수 인력만 투입"(종합3보)

하이트진로, 강원 공장서 제품 출고 마무리
진출입로 확보하면서 마찰없이 운송 완료
하이트진로 "평시 92% 수준, 11만 상자 출고"
9일은 필수 인력만 투입…"경찰 협조 기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시위로 여름 성수기 맥주 출고 차질을 빚은 하이트진로가 강원 공장에 본사 직원들을 투입해 맥주 제품 출고를 재개했다.

8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강원도 홍천군 강원 공장에 본사 직원 200여 명을 투입해 제품 출고 작업을 진행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평시의 약 92% 수준인 약 11만 상자를 출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장엔 강원경찰청과 홍천경찰서 등 약 6개 중대 규모의 경력도 배치됐다. 화물연대 측에선 50여 명 규모의 인원이 현장에 머물렀으나 경찰이 일찌감치 출입 통로를 확보하면서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오후엔 한때 서비스산업노조와 전국플랜트건설노조 노조원 등 90여 명이 시위에 합류하기도 했으나 큰 마찰은 빚어지지 않았다. 하이트진로는 9일부터는 경찰 협조를 받아 직원들의 현장 투입은 보류하고 필수 인력만 현장 지원에 나서는 방식으로 출로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경찰의 진출입로 확보 등 적극적인 도움으로 현장에 투입된 당사 직원들과 큰 충돌 없이 안전하게 출고를 진행했다"면서 "오늘처럼 정상적인 출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며 오늘 이후도 경찰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정상적인 출고가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의 갈등 상황 이후 직원들이 직접 투입돼 출고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선 지난 2일부터 화물연대 시위로 인한 출고 차질 사태가 벌어졌다. 화물연대가 화물차 등을 동원해 공장 앞 출입로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면서다. 테라와 하이트, 맥스, 필라이트 등 맥주 제품을 생산하는 강원공장은 하이트진로 맥주 공장 중 생산 비중이 가장 크다. 그러나 이날 이후 현재까지 출고를 아예 못하거나 평소에 크게 못 미치는 양만 나가면서 출고율이 평상시의 2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위 첫날인 지난 2일과 3일은 제품 출고를 못했고 4일(76%)과 5일(25%)에도 평소 대비 출고율이 크게 떨어졌다. 주말인 6일과 7일에도 제품이 출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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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의 갈등 상황은 다섯 달째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말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파업에 돌입했었다. 3월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지난 6월 전면 파업에 돌입한 뒤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기점으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 공장 진입로 인근에 화물차를 불법 주차하거나 진출입로를 점거하는 등 운송 방해 행위를 이어왔다. 이들은 운송료와 공병 운임 인상을 비롯해 차량 광고비, 공회전·대기 비용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불법행위를 한 이들을 대상으로 민·형사소송을 벌이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에도 적극 단속을 요청하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화물차주들의 대응 강도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하이트진로 청주 공장에선 집회 도중 불법 행위를 한 조합원들 29명이 현행범 체포됐고, 강원공장에서도 지난 4일과 5일 물류 차량 이동을 막고 해산 명령에 응하지 않은 조합원들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이들 중 4명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경찰이 물리력을 동원해 불법 시위를 강제 해산한 최초 사례다.

하이트진로는 전면 운송 거부가 이뤄진 지난 6월 이후부터 산정한 직접적인 손실 비용만 50~60억원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생산 및 영업 손실 등 제반적인 부분까지 고려할 경우 100억원대에서 많게는 200억원 가까이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류 업계에선 노사 간 갈등이 계속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여름철 성수기에 주류 제품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는 중이다. 맥주 업계 1위인 오비맥주도 노사 갈등이 여전히 진행중인 탓에 파업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어 전반적인 ‘맥주 대란’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꾸준히 나온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