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미국 기술 기업들을 중심으로 감원 ‘찬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경기침체에 대비해 몸집을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올해 채용을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차이 CEO는 "투자가 중복되는 부분을 통합하고 프로세스를 간소화할 것"이라고 조직개편도 예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소규모 감원을 단행했다고 이날 확인했다. 감원 규모는 전체 직원의 1% 상당인 1800명으로 추산된다. 같은 날 미국 즉석배달시장 기업인 고푸프는 투자자들에게 전체 직원의 10% 규모인 1500명을 정리해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고푸프 측은 "우리가 겪고 있는 것보다 더 심각한 거시경제 침체에 대비하고자 한다"고 감원 배경을 설명했다.
이러한 감원 한파는 미 경제의 경기침체 경고음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그간 잇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도 탄탄한 수준을 나타냈던 고용 지표와는 ‘정반대 시그널’이라는 점에서 2분기 실적 시즌을 맞이한 시장의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플랫폼의 경우 경영진이 최근 성과가 부진한 직원 명단을 파악, 정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트위터는 인사 관련 부서 직원 30%를 정리해고했다. 전기차업체 테슬라와 리비안도 각각 감원에 돌입했다. 우버와 리프트는 일부 부문의 채용을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 공급망 악화, 인력난에 금리 인상 등까지 맞물려 급성장을 이어왔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쏟아지는 감원 소식과 대조적으로 미국의 고용지표는 여전히 강력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고용보고서상으로도 컴퓨터, 전자 등 일부 부문에서 증가세 둔화 조짐이 확인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기업리뷰 사이트 글래스도어의 네트워킹 플랫폼에서 지난 4월 이후 정리해고에 대한 논의는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