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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난감 재택근무②] "회사가 우리집 빌려 장사" VS "그럴 거면 출근합시다"

최종수정 2022.07.08 07:57 기사입력 2022.07.06 11:29

교통비, 식비, 냉방비 등 간접비용 부담 주체 두고 '갈등'
노동자측 "재택근무로 절감된 비용 직원들에게 분배해야"
기업측 "이미 시스템 구축에 많은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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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A씨는 최근 재택근무로 인해 고민이 하나 생겼다. 재택을 하다 보니 인터넷을 비롯한 통신비, 전기세도 늘었고 회사서 해결하던 점심도 매번 시켜 먹거나 사 먹어야 돼 비용이 늘었다. 하다 못해 마우스 건전지, 볼펜, 복사용지 등 사무 비품도 개인 비용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다른 회사서 통신비, 전기료 등을 준다는 얘기에 회사측에 이런 비용을 청구해도 되겠냐고 물었더니 열흘 째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판교에 위치한 B사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재택근무를 중단했다가 직원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다시 재택근무를 재개했다. 직원들 일부가 회사가 전기세, 사무용품 등 각종 비용을 아끼고 있으니 재택근무를 원활히 하기 위해 이를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고민이 크다. 사무실에 있는 데스크탑을 두고 전 직원에게 노트북을 지급하고 원격 작업이 가능한 구글 솔루션을 도입하며 비용이 크게 늘어났는데 전기요금까지 지원해 달라니 한숨만 나온다.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재택·유연근무제가 산업 전반에 자리 잡은 가운데 제도 도입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발생되는 비용 부담 주체를 두고 많은 기업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재택근무로 절감된 비용을 직원들에게 분배해야 한다는 노동자측과 재택근무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 비용에 이미 많은 투자를 집행했는데 직원 복지 비용까지 늘리는 것은 부담된다는 기업측의 입장이 첨예하다. ▶[관련기사] '대략난감 재택근무'


재택해도 동일임금은 누구나 인정, 간접 비용은 ‘갑론을박’

IT 업계에 따르면 현재 재택근무를 도입한 거의 모든 회사들이 노동의 질이나 양이 달라지지 않는 한 출근한 경우와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문제는 회사에 출근했을 당시 제공 받았던 교통비 또는 식비, 냉방비 등의 비용 부담 주체를 두고 갈등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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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재택근무 시행 업체 620곳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선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에게 인터넷 사용료를 지급하는 곳은 16.3%, 전기료 등 간접비용을 지원하는 곳은 15.8%에 불과했다. 반면 업무에 필수인 PC를 제공한 업체의 비율은 77.6%나 됐다.


직원들의 재택근무 비용 지원의 근거로 회사 측의 비용 절감을 들고 있다. 낮은 이직률로 인한 채용관련 비용은 물론 임대료까지 재택근무를 통해 다양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5년 미국 스탠퍼드대 니컬러스 블룸 교수가 중국 여행업체 ‘시트립’에서 9개월간 10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재택근무 효과를 측정한 연구 결과도 이러한 논리를 뒷받침한다. 당시 연구에선 재택근무자의 생산성이 20~30% 높았고, 재택근무자 1명당 연간 2000달러(약 260만원)를 절감할 수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직원 "회사가 나의 사적 공간을 빌려 이윤 내고 있다" VS 회사 "재택 근무 시키니 돈 더든다"

국내 한 IT기업에서 근무하는 B씨는 "사실 따지고 보면 회사가 나의 사적인 공간을 빌려 이윤을 내고 있는 셈이다. 회사가 재택근무로 절약할 수 있는 임대료만 해도 한달에 수천만원에 달하는데, 전부는 아니더라도 비용 일부라도 직원들에게 지원해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C씨도 "근로계약서에 보면 근무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사측이 제공한다는 내용이 있다. 계약 내용을 갱신하지 않는 한 회사는 재택근무에 필요한 물품과 비용을 지원해줄 법적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재택근무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 비용과 더불어 직원 복지까지 이중으로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데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국내 한 IT기업 임원은 "재택근무제 운영을 위해 필요한 정보시스템, 인사노무관리시스템 등 시스템 구축비용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는데 직원 복지 비용까지 늘려달라는 요구까지 들어주기가 어렵다"며 "차라리 모두 출근하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재택근무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먼 미래의 이야기일 뿐 당장 실현 가능하지 않다는 점도 사측이 난색을 표명하는 이유 중 하나다. 통신업계 한 임원은 "사무실 운영 비용을 줄일수 있다지만 먼 미래의 이야기로 현재는 사무실과 재택을 모두 유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직원 입장에선 출퇴근을 하지 않으며 교통비 등도 아낄 수 있는데 회사에 재택 비용까지 전가하겠다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원격근무 환경 조성비 100만원, 재택근무 지원금 10만원 등 선제 대응도

재택근무제도를 시행하는 모든 회사가 이러한 분쟁을 겪는 것은 아니다. 갈등을 피해 선제적으로 지원에 나선 국내 기업들도 많다. 최근 직방은 본사 사무실을 폐쇄하고, 메타버스 등을 통한 원격근무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직방은 원격근무 환경 조성비로 직원들에게 100만원을 지급했다. 직방에 다니는 한 직원은 "지원금으로 책상을 사고 암막커튼을 사서 다는 등 집을 회사 근무 환경과 비슷하게 꾸며놨다"라며 "내돈으로 구입했다면 아까웠을 돈이지만, 회사가 지원해준 덕에 거리낌 없이 물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월부터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들에게 매달 재택근무 지원금 1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재택근무로 인해 늘어난 사무용품비과 전기료 등 직원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또 전 직원에게 약 100만∼200만원 상당의 고급 사무용 의자, 모션 데스크, 고사양 컴퓨터 모니터 중 1개를 골라 받을 수 있게 했다.


이밖에 한글과컴퓨터가 재택근무를 하는 개발자들을 위해 최신 사양의 노트북 지급 등 지원하는 등 국내 많은 IT기업에서 재택근무제 도입에 따른 복지 비용을 늘리고 있다.


고용노동부 입장은 "재택시 발생하는 합리적인 비용은 기업체가 지원해야"

고용노동부 등 노동 당국 역시 재택근무로 인해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통신비, 소모성 비품 등에 대한 비용은 사용자(기업)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2020년 고용부가 발간한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엔 ‘전화 통신비 등 직무 수행 중 합리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기업체가 지원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다만 "비용부담과 관련해 분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그 부담의 항목 및 한도, 비용 청구의 방법과 절차 등에 관한 기준을 노사가 사전에 협의해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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