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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앞에 무너지는 동맹?…中 시장 두고 러·이란, '오일머니' 사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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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재에 원유 판로 좁아진 러시아·이란…중국에 '저가' 공급 경쟁

이란이 최대 원유 수요국인 중국의 원유 시장을 놓고 러시아와 '헐값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최대 원유 수요국인 중국의 원유 시장을 놓고 러시아와 '헐값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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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반미(反美) 진영의 러시아와 이란이 중국 원유 시장을 놓고 '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등 서방의 경제 제재로 판로가 막힌 러시아가 저렴한 원유를 중국에 공급하면서 이란도 원유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4일(현시지간) 블룸버그 통신은 서방의 제재로 원유 수출길이 좁아진 러시아가 중국 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헐값 공세'에 나서면서 이란이 원유를 제값에 팔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로 수출로가 막힌 이란의 최대 원유 수요국이 중국인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중국으로 밀려들면서 이란의 상황이 난처해졌다는 것이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크게 늘렸다. 국제 사회의 제재로 판로가 좁아진 러시아가 중국에 원유를 싸게 공급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842만t(톤)의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했는데 작년 동월대비 55% 증가한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란은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원유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다. 매체는 현재 이란산 원유는 오는 8월 중국에 도착할 예정인 러시아 우랄산 원유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10달러 낮은데, 전쟁 전 브렌트유와 가격 차이가 4~5달러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배로 벌어진 셈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114.91달러다.

국제 에너지 컨설팅 업체 팩트글로벌에너지(FGE)는 중국은 5~6월 하루 70만 배럴 정도로 이란산 원유 수입 물량을 유지하긴 했지만, 러시아 우랄산 원유가 중국시장에서 이란산 원유를 일부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에너지 정보업체 반다인사이트 창립자 반다나 하리는 "이란과 러시아의 경쟁은 전적으로 중국에 유리하다"며 "대폭 싸진 원유에 시장이 점유당하는 것을 봐야 하는 걸프 산유국도 불안해 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걸프 산유국에게도 중국은 최대 원유 수입국 중 하나다.


'티팟'(차 주전자)으로 불리는 중국의 민간 소형 정유사들은 국영 정유사와 달리 해외 시장 수출이 막혀 국내 시장에만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도시 봉쇄 등으로 인해 국내 수요가 줄면서 손해가 커졌고, 저렴한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중국에서 원산지를 고려하지 않고 저렴한 가격의 원유를 사들이는 탓에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원유가 가격 경쟁률을 잃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앙골라·가봉·콩고민주공화국 등 서아프리카 산유국은 중국과 거리가 멀어 상대적으로 운송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에너지 정보제공업체 케이플러는 이들 산유국이 러시아와 이란의 '헐값 경쟁'에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옥스퍼드에너지연구소(OIES)의 중국 에너지 담당 미할 메이단도 "원유 가격은 특히 티팟의 중요한 고려 대상"이라며 "경제가 회복되고 활동이 재개돼 원유 수요가 늘어날 때까지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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