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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통제' 딜레마 빠진 정부…'반짝 가격 하락→수요 폭증→가격 상승'

최종수정 2022.07.04 11:30 기사입력 2022.07.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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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여야 정치권이 유류세 탄력세율(현행 최대 30%) 확대 법안을 경쟁적으로 발의하는 가운데 정부가 기름값 가격 통제의 딜레마에 빠졌다. 국제유가가 치솟는 와중에 유류세 인하로 국내 기름값이 반짝 떨어지면서 수요가 증가하게 되면 다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유류세 조정폭을 최대 50%(배준영 국민의힘 의원), 70%(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하하거나, 아예 100% 면세(서병수 국민의힘 의원)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각각 발의된 상태다. 추후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될 경우 정부를 향한 유류세 추가인하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미 법정 최대한도로 유류세를 인하했다. 문제는 그에 맞춰 유류 소비량도 급증했다는 점이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892만1000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전월(563만9000배럴)에 비해 소비량이 60%나 치솟은 것이다. 전월 동기와 비교해도 25% 늘었다. 경유 소비량(1590만1000배럴)도 전월보다 36% 뛰었다.


앞서 지난해 11월12일 정부가 유류세 20% 인하를 첫 실시했을 때에도 소비량 추이는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유류세 인하분이 본격 반영된 지난해 12월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 소비량이 일제히 늘었다.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기존 유류세 인하분을 상쇄할 수준까지 오르자 유류 소비량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정부가 지난달 인하폭을 확대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폭증한 것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로 인한 대기수요가 전이된 영향이 가장 크다"며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5월1일로 예고한 상황에서, 주유소들이 그 전에 기름을 주문하게 되면 재고손실이 되기 때문에 미뤘다가 5월 초에 구매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시장가격은 공급이 줄거나 수요가 늘면 오르는 구조다. 정부가 유가상승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실시한 유류세 인하가 결과적으로 수요를 부추겨 오히려 가격 상승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근본적 유가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유류세 인하와 같은 인위적 가격제한 정책에 대해 "소비를 촉진해 에너지 가격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한다"며 자제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을 내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유류세 인하 정책은 기후목표에 역행하고, 장기적으로 과잉 소비로 연결된다’고 지적하는 내용의 권고를 조만간 내놓을 방침이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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