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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만에 돌아온 필리핀의 독재자, 마르코스 가문 [국제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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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아들' 불구하고 압도적 지지로 당선
친중 두테르테 가문과의 연립…미·중 줄타기 난항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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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필리핀의 독재자로 유명했던 고(故)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가 새 필리핀의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아버지가 하야한 뒤 36년만에 집권한 것인데요. 독재자 가문의 복귀를 두고 필리핀 정계 안팎에서 상당한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과반 이상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이 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물론 필리핀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던 어머니 이멜다 마르코스의 부정부패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죠. 또한 친중 성향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가문과의 연립정권을 형성하면서 앞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매우 어려운 줄타기 외교를 해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독재자의 아들' 과거 모르는 젊은층들의 지지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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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필리핀 수도 국립박물관 앞에서 대대적인 취임식을 열었습니다. 그는 앞서 지난달 치러진 대선에서 6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받아 대통령에 당선됐죠. 마르코스 가문의 독재 정치를 경험해보지 못했던 젊은층들의 압도적 지지 속에 당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르코스 대통령도 취임식에서 선친에 대해 "독립 후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나라에서 큰 성과를 낸 인물"이라면서 "전임자들에 비해 더 많은 도로를 건설하고 식량 생산 증대를 이뤘다"고 밝히면서 아버지의 재임시절 성과를 강조했죠. 이어 "아들인 나도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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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선친의 독재 문제는 앞으로 그의 정권에 계속해서 악재로 남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고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부터 장장 21년간 권력을 독점했던 악명높은 독재자로 계엄령을 선포해서 반민주적인 폭정을 일삼았고, 반대파를 잡아들이고 고문해서 32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또한 우리 돈으로 약 13조원 이상을 횡령한 것으로도 악명이 높은데요. 당시 영부인이던 이멜다 마르코스의 사치 또한 전세계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죠. 이번 아들의 취임식에도 이멜다가 화려한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필리핀 정계 안팎에서는 이미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친중 두테르테와의 연립정권 한계…향후 미중간 대결서 역할 주목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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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의 독재 문제와 함께 새 마르코스 정권의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두테르테 가문과의 연립 문제인데요. 이번 대선에서도 마르코스 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전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을 임명하면서 이 역시 논란이 돼왔습니다.

이번 대선의 압도적 지지율도 두테르테 가문의 입김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특히 정당과 의회에서 입지가 미약한 마르코스 대통령에 비해 두테르테 가문이 훨씬 입지가 강한 상황이라 앞으로 두테르테 가문에 휘둘릴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친중외교를 기반으로 외교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간 대결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필리핀의 외교, 안보문제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죠.


중국정부도 새 필리핀 정부에 친중 외교를 계속 유지해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습니다. 앞서 지난달 30일 시진핑 중국 주석은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축전 전달하고 "양국 관계 발전의 진로를 그려나갈 준비가 돼 있고 우정과 새로운 시대를 위한 협력의 위대한 장을 계속 써나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취임식에도 실질적인 권력 서열 2위로도 불리는 왕치산 부주석이 참석했고, 마르코스 대통령을 직접 만나 양국 정상이 직접 양자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남중국해 분쟁을 적절히 관리하자는 등의 우호적인 메시지를 전달했죠.


하지만 대내적으로도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지나친 중국 자본의 침투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정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압박 등이 겹친 상황에서 앞으로 마르코스 정권이 얼마나 성공적인 줄타기 외교를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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