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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다이어리]홍콩 누아르 영화의 아련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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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0년대 홍콩 스타 유덕화 '중국인' 열창
홍콩 반환 25주년 행사 무대에 선 홍콩 연예인들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경찰에 쫓기는 아화(유덕화), 길 가던 여자 죠죠(오천련)를 인질 삼아 위기를 모면한다. 1990년 개봉한 홍콩 영화 천장지구는 이렇게 시작한다.


아화가 소속된 범죄 조직원들은 자신들의 얼굴을 기억하는 죠죠를 죽이려 하지만 아화는 필사적으로 그녀를 지킨다. 그녀 역시 경찰에 붙잡힌 아화를 모른척하며 도와준다.

사진=인민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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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지구는 주윤발 주연 영웅본색(1987년)과 함께 80∼90년대 홍콩을 대표하는 누아르 영화다(50대 전후 남성이라면 30여 년 전 성냥개비를 한두 번 씹었던 기억이 가지고 있다. 찢어진 청바지와 물 빠진 청재킷도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이다).

천장지구는 범죄 조직원과 부잣집 딸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루고 있지만 이면에는 복잡한 당시 홍콩 사회 상황이 담겨 있다. 1984년 영국과 중국 정부는 1997년 7월 1일을 기점으로 홍콩을 반환한다는 영ㆍ중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을 체결했다.


누아르가 아닌 로맨스 장르에서도 시대상이 반영됐다. 중국 본토 촌놈 소군(여명)과 이요(장만옥)의 사랑을 다룬 영화 첨밀밀이 대표적이다. 1997년 개봉한 이 영화는 홍콩 드림을 꿈꾸며 홍콩을 찾은 젊은 남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루고 있지만 영화 이면에는 중국의 개혁ㆍ개방과 홍콩 반환이라는 사회적 불안감이 녹아 있다.

사진=인민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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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저녁 홍콩 반환 25주년 경축 행사에 류더화(유덕화)가 모습을 드러냈다. 인민일보 등 중국 매체들은 류더화 등 중국 연예인들이 함께 노래 '중국인'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인은 1997년 홍콩 반환 경축 행사에서 류더화가 불렀던 노래라고 중국 매체들은 소개했다.


중국 매체들은 류더화가 2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 당시와 같이 중국인을 열창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인은 국가의 고난에 대한 기억과 중국인이라는 자부심이 담겨 있는 류더화의 애국 작품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행사에는 청룽(성룡), 탄융린(알란탐), 셰팅펑(사정봉), 천웨이팅(진위정) 등 홍콩 출신 연예인들이 대거 참석, 홍콩 반환 25주년을 축하했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홍콩 연예계를 대표하는 얼굴들이 중국 정부가 주도한 홍콩 반환 25주년 행사에 대거 참석했다는 것은 그만큼 홍콩의 중국화가 많이 진행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대에 선 홍콩 연예인들을 비난할 수 없다. 단지 일요일 새벽 30여 년 전 추억을 소환한 시간이 아까웠을 뿐.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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