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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한전의 대규모 적자, 어떻게 할 것인가

최종수정 2022.07.04 09:11 기사입력 2022.07.0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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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환 한국통신학회 명예회장


한전은 지난 1분기에 7조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손실 규모인 5조8000억원을 단 한 분기 만에 뛰어넘었고 올해 영업손실이 2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전은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서 이를 되팔아 수익을 낸다. 연료비 상승으로 발전 원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물가 상승을 이유로 정부가 전기 판매가격을 통제했기 때문에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한전의 대규모 적자의 직접적인 원인은 국제 연료 가격 폭등 때문이다. 올해 1분기에는 1년 전과 비교해 액화천연가스(LNG)의 t당 가격이 2.4배 뛰었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2021년부터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제대로 적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도록 만든 근본 원인은 바로 과거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라고 본다. 2017년 신규 원전 건설 중단과 원전 수명 연장을 배제하는 등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원전의 건설과 가동을 억제했다. 대신에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확대하고 값비싼 LNG 발전을 급격하게 늘렸다.


9차 전력 수급계획에 따르면 원전은 2020년 23GW에서 2034년 19GW로 축소하면서 LNG 발전량은 2020년 41GW에서 2034년에는 59GW로 대폭 늘린다. 신재생 에너지는 2020년 20GW에서 2034년 78GW로 4배 가량 늘어난다.

신재생 에너지의 경우 전력의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전력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에너지 저장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에너지 저장을 위해 양수발전을 이용할 수도 있으나 쉽게 해결하는 방법이 LNG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신재생 발전 규모가 커질수록 LNG 발전도 커지게 되는 것이다.


전력 생산에 고비용이 소요되는 구조를 만들어 놓았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LNG 가격이 폭등하면서 한전이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발전 단가가 LNG의 3분의 1인 원전이 그대로 활용됐다면 현재와 같은 국제 에너지 급등 상황에서 적자 규모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탈원전 정책이 수정되지 않으면 앞으로 그 충격은 엄청나게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탄소 배출량이 석탄 발전의 절반에 불과해 LNG는 유럽에서 태양광, 풍력과 함께 녹색에너지로 분류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LNG 발전은 중요하다. 그러나 탄소 배출이 없는 원전을 무시하는 것은 올바른 에너지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유럽은 금년 2월 원전을 친환경에너지로 분류했으며, 프랑스는 원전 비중이 70%인데 올해 초 발표한 2차 장기 에너지 프로그램에서 원전 비중을 낮추는 목표 시점을 2035년으로 10년 늦췄다.


한전이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전력 구입비가 영업비용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실현 불가능한 일이다. 과거 정부는 전기요금 억제 위주의 정책으로 현재의 위기를 자초했다. 새정부는 지난 월요일 전기요금을 1kwh당 5원 인상하기로 했는데 미흡하지만 방향성은 옳다고 생각한다.


전기자동차의 보급 확대 등 미래 에너지는 전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부실한 요금 구조로 합리적인 요금 수준이 되지 못하면 한전의 전력망 투자가 축소돼 전력 수급 문제로 이어지고 결국 국민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정치로부터 독립된 전기요금 결정 구조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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