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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나노미터'로 갈린 17년 전쟁…삼성, '신무기'로 다시 TSMC 잡는다

최종수정 2022.06.30 15:57 기사입력 2022.06.30 14:30

삼성, 17년 간 TSMC와 경쟁
10nm서 잠시 우위 점했지만
7nm서 다시 주도권 빼앗겨
3nm 신기술 양산으로 '반격'

삼성전자와 TSMC는 나노미터(nm) 미세 공정 주도권을 둘러싸고 기술 경쟁을 벌여왔다. / 사진=이진경 아시아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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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nm) 반도체 양산에 돌입하면서 파운드리 업계의 '미세공정 경쟁'이 첨예해질 전망이다. 삼성은 2005년 이후 17년 동안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와 쫓고 쫓기는 기술 경쟁을 벌여왔다. 머리카락 한 가닥 굵기 10만분의 1 크기인 단 1nm 격차로 결정되는 파운드리 업계에선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 반도체 기술 패권을 둘러싼 삼성과 TSMC의 치열한 경쟁사(史)를 돌아봤다.


2005년 파운드리 진출한 삼성, TSMC와 17년간 경쟁

국내 최대의 반도체 기업인 삼성은 DRAM(D램),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양산에 주력하며 기업을 키워왔다. 이런 삼성이 처음으로 시스템 반도체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해가 지난 2005년이다. 당시 삼성은 시스템 반도체 전용인 지름 300mm 웨이퍼(반도체 기판) 생산 라인, 이른바 'S라인'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또 퀄컴·엔비디아 등 해외 반도체 설계 업체들을 전략적 파트너로 맞이했다.


이후 삼성은 TSMC의 미세 공정 기술과 점유율을 따라잡는 데 집중했다. TSMC는 당시 50%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삼성은 17~18%의 점유율로 업계 2위로 올라서며 맹추격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 공장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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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삼성은 2016년 처음으로 TSMC에 앞서 나갈 반격의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파운드리 업계 최초로 10nm 칩 생산에 성공한 것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두 기업은 20nm, 14~16nm 공정에 머물러 있었는데, 삼성이 갑작스럽게 10nm까지 '퀀텀 점프'를 실현했다.

'트리플 패터닝'으로 TSMC 제치고 세계 최초 10nm 양산


삼성의 '세계 최초 10nm 양산' 쾌거 뒤에는 '트리플 패터닝'이라는 기술이 있었다. 20nm대 반도체를 만들 때만 해도, 빛을 이용해 반도체 표면에 미세 회로 패턴을 새기는 '패터닝'이라는 공정을 거쳤다. 그러나 이 공정을 10nm에 적용하려 하자 빛의 회절·굴절 등 이른바 '빛 번짐' 현상이 나타나면서 패턴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문제가 벌어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SML이라는 네덜란드 기업이 'EUV 노광장비'라는 완전히 새로운 신장비를 연구 중이었으나, 양산 난이도가 높아 출하 시기가 자꾸만 뒤로 미뤄지고 있던 참이었다.


이때 삼성은 기존의 장비로도 10nm 공정을 실현할 수 있는 트리플 패터닝 기술을 만든다. 이 기술은 패터닝 작업을 최대 세 번 반복해 회로 패턴을 명확히 만듦으로써, 빛 번짐을 막은 것이다. 반면 TSMC는 1년 더 늦은 2017년에야 10nm 양산을 시작할 수 있었다.


1년 채 안 돼 기술 주도권 도로 빼앗겨…쫓고 쫓기는 미세공정 경쟁


그러나 삼성의 '기술 우위'는 1년도 채 이어지지 못했다. 10nm까지는 회로 패턴을 세 번 새기는 트리플 패터닝 기술로 극복했지만, 그 이후인 7nm 공정부터는 EUV 장비의 도움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8년 TSMC는 기존 패터닝 공정을 무려 네 번까지 반복하면서 EUV 없이 7nm 반도체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는 삼성이 TSMC의 독주를 손 놓고 지켜봐야만 했다. 삼성이 7nm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 시기는 ASML로부터 EUV 장비를 조달받아 자사 공장에 설치한 뒤인 2019년부터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 주역들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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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7nm 공백' 사이 TSMC는 다른 설계 업체들로부터 최첨단 시스템 반도체 주문을 휩쓸어 담으며 파죽지세로 성장했다. ASML로부터 EUV 장비를 받은 뒤로는 훨씬 안정화된 품질의 '7nm+' 반도체를 생산했다.


기존의 패터닝 작업보다 훨씬 정밀한 회로 작업이 가능해진 EUV 덕분에 두 회사 모두 5nm, 4nm 공정까지 순조롭게 도달할 수 있었지만, 한 번 벌어진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53.6%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삼성은 16.3%로 2위를 차지했다. 두 기업의 격차는 전 분기 대비 3.5%p 벌어졌다.


3nm 양산 돌입한 삼성, TSMC에 반격할까


15년 동안 두 기업이 서로 엎치락뒤치락 해왔던 것처럼, 기술 우위는 언제라도 뒤집힐 수 있다. 삼성은 30일 세계 최초로 3nm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 3nm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기로 한 TSMC보다 최대 6개월가량 앞선 것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삼성의 3nm은 TSMC의 3nm보다 더욱 발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게이트 올 어라운드(Gate All Around·GAA) 구조를 적용한 새로운 형태의 트랜지스터를 사용해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끌어올렸다. 반면 TSMC가 올해 말 생산할 예정인 3nm 반도체는 기존 'FinFet(핀펫)' 구조 트랜지스터를 그대로 이용할 예정이다. 삼성의 첫 3nm 양산 시작이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는 '반격의 서막'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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