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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청구서' 내밀고, '태양광 드라이브' 거는 한전

최종수정 2022.06.29 14:11 기사입력 2022.06.29 11:26

한전, 美 초대형 태양광 사업 추진…사상 최대 규모
신재생 시장 선점 차원…인수시 수천억 투입 전망
올해 '30조' 적자 낼 판에…"무리한 사업 확장" 지적
정부도 '탈원전 청구서' 시인…"연료비 급등에 취약"
한전 적자에 전기료도 인상…4인가족 月 1700원 ↑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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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한국전력 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500MW 규모의 초대형 태양광 발전소 인수를 추진하는 건 미래 먹거리인 신재생에너지 시장 선점 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태양광 사업은 ‘규모의 경제’에 따라 수익성이 극대화하는 구조다.


미국이 세계 최대 신재생에너지 시장이라는 점도 한전의 이번 인수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에는 구글, 애플, GM 등 ‘RE100(재생에너지 100%)’ 대열에 합류한 기업들이 집중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높다. 그만큼 태양광에너지를 발전단가보다 비싼 값에 많이 팔 수 있다.

한전이 미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앞서 한전은 2018년 235MW 규모의 캘리포니아 태양광발전소를 인수했다. 지난 3월에는 캘리포니아 임페리얼카운티에 위치한 89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발전소는 200MW급의 에너지저장장치(ESS)도 갖춰 향후 미국 전력시장 참여시 부가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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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악화 불가피

문제는 연일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한전 재무구조다. 한전은 지난 1분기에만 7조8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한전이 올해 30조원이 넘는 적자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또 한전은 올 들어 이달까지 15조5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최근 반년새 발행한 회사채가 지난해 연간 발행액(10조4300억원)의 약 1.5배에 이른다.


초대형 태양광발전소를 인수하면 재무구조 악화 요인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해당 발전소에는 500MW 규모의 대규모 발전시설 외에도 500MW급 ESS 설비가 들어설 전망이다. ESS 구축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태양광발전소보다 인수액이 더 높다는 의미다. 에너지 업계는 한전이 텍사스 발전소 지분 100%를 인수할 경우 수천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 확보도 문제다. 한전의 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한전이 2017년 인수했다가 3년 만에 철수한 미국 콜로라도 태양광발전소가 대표적이다. 본래 한전은 콜로라도 발전소에서 25년 동안 2억3000만달러(2754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 발전량은 당초 계획의 80%대에 불과했고 수익률은 2018년 기준 0.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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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드라이브’ 지적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전이 무리하게 ‘태양광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역대 최대치로 치솟은 한전 적자는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에 따라 저렴한 원전 비중을 줄이고 값비싼 신재생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을 늘린 결과다. 실제 ‘에너지믹스(전원별 구성비율)’에서 원전이 차지한 비중은 2016년 30%에서 지난해 27.4%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4.8%에서 7.5%로 증가했다. 한전이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구입에 지불한 비용은 kWh당 103.72원으로 원전(56.28원)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정부도 최근 한전 적자가 탈원전 정책에 기인한다는 점을 시인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8일 설명자료를 내고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전원믹스 변화와 요금인상 억제 등에 따라 (한전) 비용 상승 요인이 누적된 건 사실"이라며 "전원믹스가 원전, 석탄 등 저원가 발전 중심에서 LNG, 재생에너지 위주로 변하면 국제 연료비 급등시 전력시장 충격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산업부가 원전 비중 감소로 인해 한전 적자 요인이 늘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 참석한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 강연을 하기 위해 참석해 있다. 2022.6.27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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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자구책과 대비

한전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전이 떠안은 적자는 국민 부담으로 직결되는 만큼 탄소중립을 명목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장하기보다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한전 적자 해소를 위해 지난 27일 오는 3분기 전기요금을 kWh당 5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인상 조치로 4인 가족 월평균 전기요금은 약 1700원 늘어난다.


초대형 태양광 인수가 한전의 고강도 자구책과 대비된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한전은 지난달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며 전력그룹사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다. 출자지분 및 부동산 매각, 해외사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6조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다만 한전은 자구책 마련과 탄소중립 대응을 병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전은 지난해 말 발표한 ‘중장기 경영목표’를 통해 해외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을 올해 826MW에서 2026년 1761MW까지 2배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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