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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사회발전 퇴행 주도한 골칫거리 美 대법관

최종수정 2022.07.25 13:46 기사입력 2022.06.28 10:42

미국 연방 대법원이 낙태 권리를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49년 만에 뒤집었다. 그 이면에는 재임 30년을 넘은 흑인 대법관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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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 존슨 대통령에 의해서 임명된 최초의 흑인 대법관 서굿 마샬이 1991년 사임했다.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은 역시 흑인인 클래런스 토머스를 지명했다. 부시 당시 대통령은 그를 성공한 흑인 남성의 훌륭한 본보기라고 추켜세웠지만 성 추행 사실이 청문회에서 터져 나왔다. 언론과 시민단체가 그의 대법관 임명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면서 보수우익 세력들과 다툼이 일기도 했다. 상원 인준 표결은 찬성 52 반대 48이었다. 토머스는 종신 자격이 주어지는 연방 대법관이 됐다. 당시 인준청문회 상원위원장이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다.


토머스 대법관은 31년째 유일한 흑인 연방 대법관이다. 43살에 대법관이 된 그는 자신의 대법관 인준을 방해하고 대법관 생활을 비참하게 만든 자유주의자들을 겨냥해서 "나는 2034년까지 대법원에 남아 있을 것이다. 자유주의자들이 나의 대법관 생활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나도 그들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한 말이 언론에 알려졌다. 그의 다짐은 이번 낙태 권리 폐기 판결에서 확인됐다.

그는 법정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압하고 강압하는 잔인한 역할의 단골이다. 토머스 대법관의 인준 때부터 30여년 그를 취재해 온 뉴욕타임스의 모린 다우드 기자는 그에게 맞는 단어를 들자면 ‘기회주의, 광신주의, 사기, 위선, 비겁’이라고 비난했다.


토머스 대법관의 시선은 낙태 권리 폐지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판결에도 동일한 근거를 적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연방 대법원은 2015년 동성결혼이 헌법이 보장한 권리라고 판결했다. 이걸 뒤집겠다는 의지다.


미 시민사회의 결혼에 대한 개념 발전의 시작은 1967년 연방 대법원의 ‘러빙 엔 버지니아’ 판결이다. 타인종 간 결혼을 법으로 금지한 버지니아의 인종청렴법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이다. 이 대법원 판결 덕분에 토머스 대법관은 백인 여성과 결혼할 수 있었다. 자신이 가장 큰 수혜자이면서도 사회 발전의 역류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토머스 대법관의 부인 버지니아 램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 출신의 극우 정치활동가다. 2020년 대통령 선거결과를 부정하고 뒤집으려는 트럼프의 음모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의사당 난입 폭동 청문회에 소환된 상태다.


미 연방 대법원은 진보와 보수의 첨예한 각축장이다. 연방 대법관들은 헌법 및 하위법률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을 한다. 연방 대법원 판결에 따라 미국 사회가 급변하게 된다. 대법관은 시민사회의 균형을 위해서 신중하고 냉정한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금 연방 대법원은 역사상 최악이다. 대법원의 보수화를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닐 고서치, 브렛 가버나우, 그리고 에이미 코니 배럿 등 3명의 대법관이 최고참 대법관인 토머스를 중심으로 의견을 낸다. 늘 보수 6 진보 3의 다수의견이다. 보수 성향이지만 중립을 지키던 대법원장 존 로버츠도 중심이 아니다. 격렬한 문화전쟁으로 미 대륙이 들끓기 시작했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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